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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균 '호위무사' 박수경, 문밖으로 나오며 양손 번쩍든 이유가…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의 장남 유대균(44)씨와 도피를 도운 혐의로 지명수배 중이었던 박수경(여ㆍ34)씨의 검거 장면이 공개됐다. 지난 25일 오후 7시4분쯤 경기도 용인에 있는 한 오피스텔에서 2시간여 동안 경찰과 대치하다 문밖으로 먼저 나온 박씨는 두손을 번쩍 들었다. 하지만 박씨는 검·경에 압송 당시 전혀 주눅들지 않고 강한 눈빛을 보여 화제가 됐다.

이곳은 대균씨의 도피를 도운 하모(40)씨의 여동생(35)이 지난 2월 임대해 사용하던 곳이었다. 이날까지 나흘간 잠복근무를 하고있던 경찰은 오후 5시쯤 오피스텔 문앞에 도착했다. 인천 광역수사대 수사관 9명이 투입됐다.

오피스텔 폐쇄회로(CC)TV 영상 속 초반, 경찰은 문을 두드리고, 귀를 대보기도 하지만 집안에선 반응이 없었다. 이날 검거현장에는 자택에 있다 먼저 검거된 여동생 하씨도 동행했다. 문 앞에 주저앉아 있는 하씨의 모습도 보인다. 오피스텔 비밀번호를 알고있는 하씨에게 경찰이 문을 열것을 종용했지만 열지않고 2시간여를 버티고 있었다. 갑자기 문이 열리며 박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놀란 하씨가 박씨에게 먼저 다가갔다.

태권도 6단인 박씨는 검정색 정장을 입고 머리를 위로 묶어 올린 채 문을 열고 나오며 복도에서 대기하던 경찰을 보자 양손을 들어올린다. 이는 검거된 이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압송 내내 꼿꼿한 자세를 보인 것과는 상반된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행동이 일종의 제스처라고 해석했다. 방안에 있는 유대균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염건령 한양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박씨가 구원파 내부 조력자 등을 통해 '외부 분위기 상 검거를 위해 경찰이 투입되면 (박씨 등을 향해) 발포 할 수도 있다'는 등 이야기를 듣고 ‘무장해제’하는 액션을 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후 놀란 경찰이 집안으로 박씨를 밀치고 들어갔고 1분 뒤 대균씨가 수갑을 찬 채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은 이들을 벽에 기대게한 채 질문을 이어갔고 대균씨가 땀을 많이 흘리자, 경찰이 대균 씨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머리와 이마를 닦아주는 모습도 보였다. 이들은 오후 7시25분쯤 오피스텔을 나서기 위해 엘리베이트로 이동했다.

이날 오피스텔에선 5만원권 현금 1500만원과 3600유로(약 500만원)가 발견됐다. 냉장고엔 음식이 가득 차 있었다. 경찰은 노트북 한 대와 휴대전화 한 대도 압수했다. 경찰은 대균씨가 외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피스텔엔 TV도 없었다. 하씨 여동생은 검찰 조사에서 “주로 만두를 먹었고 내가 근처 마트에서 사다줬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균씨는 3개월 가까이 외부 출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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