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여아 성조숙증 증가 … 전문 치료로 초경 늦춰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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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김수정 기자]

방학을 맞아 자녀와 함께 성장클리닉을 찾는 부모가 늘었다. 아이에게 성장판을 자극하는 운동을 시키기도 한다. 키 성장을 좌우하는 것은 성장 호르몬이다.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원장은 “부모의 키가 작아도 자녀의 성장 호르몬이 정상인 경우가 많다”며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 후천적인 관리로 성장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면 충분히 원하는 키만큼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조숙증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성조숙증은 여아는 8세 이전, 남아는 9세 이전에 성호르몬이 분비돼 사춘기 징후가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여아가 남아보다 10배 정도 많다. 성조숙증인 여아는 초경을 또래보다 일찍 시작해 키 크는 기간이 준다.

성장판이 닫히면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또 유방암이나 조기 폐경이 나타날 확률도 높다. 초경 시기를 늦추는 것이 필요한데, 후천적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481명 여자 어린이 추적 관찰
초경 시기를 늦추려면 성조숙증의 원인을 찾아 제거한다. 가장 큰 원인은 비만이다. 그러나 최근 마른 체형의 여아에게서 성조숙증이 나타나는 사례가 늘었다.

하이키 한의원은 2006년 1월부터 2014년 5월까지 초경 지연을 목적으로 치료한 481명의 여아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마른 체형의 여아에게서 성조숙증이 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481명의 평균 연령은 만 9세3개월, 평균 키는 1m32.1㎝, 비만도는 96.4%였다. 이 중 조기 사춘기에 해당하는 만 8~9세까지의 여아 288명은 비만과 관련이 없었다. 만 8세는 평균 키 1m30.5㎝, 비만도 95.8%였고, 만 9세는 평균 키 1m32.6㎝ 비만도 96.9%로 오히려 마른 아이가 많았다. 박승만 원장은 “운동·식단관리 등 생활습관으로 비만을 예방해도 성조숙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초경을 지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성호르몬 억제, 성장 호르몬 늘려야
최근 한의학적 방법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하이키한의원은 성장 호르몬을 촉진하는 동시에 초경을 지연시켜 성조숙증을 예방한다. 자체 개발해 특허를 취득한 성장 촉진 신물질 KI-180과 인진쑥·율무·강황 등 10여 종의 한약을 처방한 ‘조경성장탕’이 치료의 핵심이다.

앞서 분석했던 481명의 여아를 대상으로 1년 10개월 간 성장 치료를 병행하며 조경성장탕을 처방한 결과, 여성호르몬 E2(Estradiol), 난포자극호르몬(FSH), 황체형성호르몬(JH) 등의 여성호르몬 발생이 20%로 줄었다. 또 1년 이상 초경이 지연됐다. 박승만 원장은 “맞춤 한방치료를 통해 성호르몬을 억제하고, 성장호르몬 분비를 늘리면 키를 더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글 = 신도희 기자 toy@joongang.co.kr
사진 =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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