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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다양한 식품 알레르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중학생 L군은 밀가루 음식을 못 먹는다. 빵이고「우동」이고 밀가루 음식만 먹으면 얼마안가 숨이 가빠지면서 천식 발작이 일어난다.
방산 시장의 상인 K씨와 국민학교에 다니는 Y군은 각기 냉면과 메밀묵을 먹으면 천식 발작과 두드러기가 나타나 아예 이 음식은 피한다.
내가 아는 환자 가운데「미스」 김은 신혼 초야에 쇠고기 통조림을 먹은 것이 화근이 되어 큰 발작을 일으키고 결국은 응급실로 실려 가는 소동을 벌여야 했다.
이 모두가 식품이 원인 물질(알레르겐)이 되어 발병하는 「알레르기」다.
식품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음식물은 사람의 체질에 따라 다르지만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알레르겐」으로 작용하는 식품 중 흔한 것으로는 우유·계란·돼지고기·생선· 조개·오징어· 소라·굴· 파·양파· 밤· 복숭아·수박· 땅콩· 호두· 편도·콩· 완두콩· 제비콩 등이 있다.
희귀한 경우는 쌀 때문에 「알레르기」가 생길 수도 있다. 실제로 대구에 살던 어떤 여성은 쌀로 만든 음식이 입에 닿기만 하면 입술이나 혀가 부풀어올라 깡보리밥이나 밀가루만 먹었었다.
이와 같이 어떤 사람에게는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필요 불가결한 음식이 어떤 사람(과민성 체질)에게는 병을 가져온다는 사실은 이미 기원전에도 알려졌던 사실이다.
「루크레티우스」는 기원전 1세기에 이미 『갑에게는 맛있는 쇠고기라도 을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고 기술, 식품 「알레르기」에 관한 최초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알레르기」성 가려움증·담마진· 혈관 부종· 「아토피」성 피부염 등 신체 외부에 나타나는 「알레르기」의 원인은 대부분이 식품이며, 기관지· 천식·「알레르기」성 비염 등 호흡기 「알레르기」도 특히 소아에 있어서는 30%이상이 식품 때문이다. 또 「알레르기」성 위장증·편두통· 「알레르기」성 긴장이나 이완에서도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음식물을 섭취한 후 증후가 나타나는 시간은 음식이 전단백인 경우는 식후 몇 분 이내에 나타나고 음식의 소화 과정에서 생기는 단백분해물질이 원인일 때는 식후 여러 시간, 또는 하루 이상이 경과한 후 나타난다.
증상도 다양해서 전 장기에 걸쳐 나타나는데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폭음·포식했다든가 소화불량성 또는 자극적인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는「알레르기」반응을 더욱 항진시킨다.
식품 「알레르기」의 증세는 한가지 식품에만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 음식에 교차 반응이 나타나 상당히 복잡한 경우가 많다.
모 환자의 가계에는 다른 가족에 비해 더욱 많은「알레르기」성 환자가 나오는 게 특징이다.
식품에 대한 과민반응은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내성이 생겨 발생률이 떨어지는 반면 흡입성 「알레르기」가 많아진다.
식품「알레르기」의 진단은 병력· 「알레르겐·테스트」·유발 반응·식품 조작 등으로 밝혀 내고, 치료는「알레르기」발병 식품의 제거·면역요법 등으로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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