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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광구의 시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한·일이 공동 개발하는 대륙붕, 제7광구의 석유시추 작업이 드디어 본 궤도에 들어간다는 소식이다.
7광구 중 석유부존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하는 제5소광구의 시추권의 소유자, 일본측의 일본석유개발은 5,6월중에 시추를 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7광구가 우리정부에 의해 설정 된지 10년만인 지난해에 물리탐사가 실시됐고 1년 만에 시추에 착수한다는 것이고 보면, 지난날의 우여곡절은 어떻든 좋은 열매가 맺어지기를 기대할 뿐이다.
우리 정부가 7O년에 광구를 만들고 일본측이 이의를 달아, 74년에 한일대륙붕협정이 체결된 그간의 사정이 말하듯이 국가 간의 외교교섭이란, 인내와 끈기로 해결해야 된다는 교훈을 일깨워주던 산 교재가 바로 7광구개발이었던 것이다.
이제 다행히 일본측이 자국어민에 대한 어업권조정문제를 해결하고 본격적인 시추작업을 벌인다고 하므로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석유부존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 진행됐으면 한다.
지금까지의 음파탐사결과, 5소광구가 성공 가능성이 크고 개발비가 절약되는 광구임을 밝혀냈다는 단계에 있으니 만큼, 아직 성급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온당하다.
지질상으로 부존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석유가 매장되어 있는 것도 아니며, 또 있다해도 그것이 경제성을 갖고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구획하고 있는 제4,6광구의 석유탐사가 무위로 끝났고 포항 유전설이 설에 그치고 만 사실은 부존의 희망이나 유휘의 발견이 곧 석유의 존재를 선물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에카페」의 조사자료는 7광구에 50억「배럴」의 원유가 있으리라고 추측하고 있으나, 추측이 현실로 증명된다고 해도 4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 할 때, 대륙붕 개발의 추이를 냉정하게 평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우리가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당면한 석유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하는 방안일 것이다.
알려진 바로는 현재 우리나라가 맞닥뜨리고 있는 석유사정은 결코 낙관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고유가도 문제려니와 소요량 확보자체가 어떻게 되려는지 불투명하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산유국이 선진권의 충분한 비축량을 의식하여 곧 감산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원유공급 사정이 경우에 따라서는 악화될 기미마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당국도 석유외교에 진력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
오늘의 산업구조가 「에너지」를, 주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이상, 산업활동에 필요 불가결한 원유는 조달해야만 한다.
그리고 석유소비 측면에서는 절약의 생활화가 완전히 고착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산업의 개편을 진행하여 「에너지」절약형 산업보조로 이행해가야 할 것이다.
대륙붕시추가 임박했다는 좋은 「뉴스」가 전해진 한편으로는 우리의 석유사정이 상당히 긴박한 사태에 있다는 나쁜 현상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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