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아치」…도시미관 해쳐|선전물 제작비만 연간 1억원…소비절약에도 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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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태평로 광화문네거리에 버티고 서있는 대형 「아치」가 강철 구조물로 세종로에서 태평로에 이르는 서울1번가에 들어선 「빌딩」들과 어울리지 않아 도심 경관을 크게 해치고있다.
게다가 이 「아치」에 붙여지는 행정부처의 선전물광고 제작비만도 연간 1억원을 넘어 소비절약책을 외면한 전시행정의 본보기로 지적되고 있다. 이 「아치」가 세워진 것은 78년12월27일. 제9대 대통령 취임식때 기념 「아치」를 세우기위해 공정을 반으로 줄여 2개월만에 서둘러 공사를 끝내 「아치」를 가로질러 걸쳐있는 폭2·5m, 길이68m의 강철구조물 중간부분이 휘어져 볼품사납다.
더우기 도로면의「아치」폭이 70m나 되고 높이가 26m나 되는 거대한 구조물이다보니 바람이 강하게 불면 무너질 위험마저 있다.
이때문에 서울시는 지난해 6윌 태풍경보가 내러지자 차량통행까지 막아가며 「아치」에 가로지른 구조물을 해체하느라 법석을 떨었으며 태풍이 지난후에는 행사에 맞추느라 밤을 새며 다시 조립하는등 인력과 경비를 낭비했다.
이「아치」에 설치되는 광고물의 제작비는 l건에 2백만∼2백50만원.
지난해에는 모두 42건의 광고물이 붙어 1억여원을 날렸다.
광고물은 모두 행정부와, 행정부와 관련된 사회단체에서만 이용한다. 이때문에 1, 2월에는 신청자가 없어 비워두는 때가 많고 10월에는 서로 사용하기위해 경쟁이 치열해 총무처가 이를 조정하느라 애를 먹는다.
광고물의 종류는 대부분, 행정부서의 행정구호나 소비절약·저축증대구호등이며 『소비절약구호를 내걸면서 10일정도 사용하는 광고물제작에 2백만원 이상을 들인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않는 전시행정』이라는게 서울시한 관계자의 불평이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몇차례 철거논의가 오갔으며 「아치」를 철거하고 필요한 광고물은 광화문을 이용하는게 좋을것같다』고 말했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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