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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 특별한 사진을 찍고 싶다면 '여기'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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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수제화 타운. 고가도로 아래 펼쳐진 오래된 동네다.
어느날 고가도로를 받치고 있는 기둥 아랫단에 색색의 벽화들이 생겼다. 수제화 타운에 걸맞는 알록달록한 신발 그림들이다. 고가도로 밑에서 떡볶이 장사를 하는 문명희(49)씨는 “길이 화사해졌다”며 “가끔 아가씨들이 와서 사진을 찍는다. 동네 홍보도 되서 좋다”고 말했다.

성수동 이외에도 서울 곳곳에 ‘출사’ 가기 좋은 장소들이 생겼다.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철공 단지는 좀처럼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다. 시끄러운 소음과 투박한 외관 때문이다. 하지만 젊은 작가들의 손이 닿자 좁은 골목이 알록달록한 그림들로 꽉 찼다. 천진난만한 그림들과 철공 단지의 거친 느낌이 묘하게 어울린다. 넓은 단지에 비해 벽화 수가 적은 것이 아쉽지만 쉽게 볼 수 없는 특색 있는 풍경이라 방문해 볼 가치가 있다.

이태원 이슬람 사원 근처의 한 골목에는 긴 벽을 따라 ‘개똥쑥’이 피어났다. 흰 벽 위에 짙은 초록색으로 그려진 개똥쑥 그림은 보기만 해도 싱그럽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사진'이 되는 장소다. 종로구 가회동에 들어선 벽화는 규모가 꽤 크다. 흰 물거품을 일으키며 거세게 몰아치는 파도가 연상되는 그림은 보기만 해도 가슴이 탁 트일 만큼 시원하다. 교복을 입은 한무리의 여고생들을 비롯해 이 골목을 찾은 이들이 너도나도 벽 앞에서 사진을 찍고 간다.

이 벽화들은 보드카 브랜드인 앱솔루트에서 시작한 ‘시티 캔버스’(City Canvas)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40명의 국내 신진 아티스트들이 18일 간 서울 시내 5개 지역(가회동, 문래동, 성수동, 이태원, 홍대 앞)에 약 30여 점의 벽화를 그렸다. 단순한 도시 미화 차원에서 벗어나 젊은이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벽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벽화 곳곳에 ‘The future is yours to create’(미래는 당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라는 슬로건이 들어가 있는 이유다.

온라인 중앙일보
남록지 인턴기자 rokji12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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