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고·한파로 움츠러든 헌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또다시 혈액파동이 일고 있다. 이는 물가고와 혹한 속에 국민의 헌혈의욕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최근 전국혈액원의 채혈량은 적정량의 평균 50%선에 지나지 않아 혈액재고량이 급격히 줄고 있으며 각 병원에서는 피가 모자라 환자수혈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대한혈액관리협회는 5일지난해 10월 이후 헌혈량이 줄기 시작, 학생들이 방학중인 1월초·중순과 잇따른 물가인상이 있은 2월초에는 최악의 상태에 이르러 채혈량이 적정량에 크게 미달했다고 밝혔다.
월5백병 이상을 채혈하는 전국 31개 혈액원 (전체 채혈량의 90.1%) 의 경우 1주당 적정채혈량은 7천4백40명 (1병당3백20cc) 이나 실제 채혈량은 1월1∼7일에 2천7백54병, 8∼14일에 5천4백6병, 15∼21일에 6천10병, 22∼28일에는 7천2병으로 크게 미달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내 10개 혈액원(서울시 전체 채혈량의 96.5%)에는「1·29」유류값 인상이후 채혈량이 급격히 줄어 하루적정 채혈량 6백50병에 비해 지난달 28~29일에는 5백1∼5백49병이었다가 30일 3백36병, 31일 2백81병, 2월1∼3일에 3백30∼4백81병으로 크게 모자란다. 또 혈액적정보유량(재고량)이 1천7백50병 인상이후 채혈량이 급격히 줄어 하루적정 채혈량 6백48병에 비해 같은 기간의 실제보유량은 40∼50%선인 6백48∼9백26명밖에 안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각 병원의 급한 수술환자나 응급환자들이 제때에 피를 받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있다.
서울 K병원의 경우 월2백병의 혈액이 필요하나 최근에는 1백명 밖에 확보하지 못해 모자라는 피를 환자가족들의 현혈 등으로 보태 쓰고 있는 실정이다.
또 Y의료원도 월소요량 1천5백병중 9백병(60%)은 자체혈액원과 외부에서의 구입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6백병(40%)은 작년10월부터 환자가족의 헌혈로 메우지만 그래도 항상 모자라는 실정이다.
관계전문가들은 방학때나 경치·사회적인 변혁때마다 되풀이 겪는 혈액파동을 막기 위해선 전체헌혈량중 25살이하가 91.7% (이중 학생층이 36.4%)를 차지하고 있는 헌혈층을 장년층과 일반직업인으로 확대하고 직장·단체별 계획헌혈을 강화해야 할것으로 지적했다.
대한혈액관리협회는 혈액부족현장을 줄기 위해 ▲ 학생헌혈자에 대한 보건소 무료진료등 보장책 ▲ 반상회에서의 헌혈계몽전단배부 ▲ 헌혈단체에 대한 TV기증등 보상제도 ▲ 직장·공단등 단체헌혈강화책을 보사부에 건의했다.
한편 보사부는 보사부장·차관, 내무·문교·문공부차관, 혈액관리협회장 등으로 구성되는 중앙헌혈협의회를 2월중에 발족시켜 헌혈 촉진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