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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ㅇ전 2세기…아직도 「미지의 세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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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남극대륙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던 옛날, 남극대륙을 두고서 꿈같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 꿈보다도 더 허황했던 이야기는 인간이 남극에 첫발을 디딘 지 2백7년이 지난 오늘날 너무나 어이없게도 맞아떨어지고 있다.
「미지의 남쪽 대륙」. 고대 희랍의 철학자들은 남으로 남으로 가면 남극점이 있고 그 점을 중심으로 풍요한 남극대륙이 있을 것이라고 예언했다는 것이다.
전설속의 남쪽 「하얀 대륙」
고대 「이집트」의 유명한 수학자 겸 지리학자 「톨레미」 또한 미지의 남방대륙을 상상했다.
이런 발상이 오랫동안 「유럽」사람들을 지배했다. 7세기께 「폴리네시아」인이 「카누」를 타고 남극 해의 폭풍권을 지나 빙산을 보고 왔다고 전해졌고, 「뉴질랜드」의 원주민들 사이에 남쪽의 「하얀 대륙」의 전설이 전해 내려와 희랍의 신화를 막연히 뒷받침했다.
이런 수수께끼에 관심을 갖고 풀어 보겠다고 나선 것이 18세기의 영국 해군이었다. 1773년 「제임즈·쿠크」함장은 배를 몰아 남위67도15분까지 내려가 남극대륙을 일주하는데 성공했다. 이것이 인류가 본격적으로 남극탐험에 나선 제1호였다.
『육지가 있다해도 얼음에 싸였고… 인간에게는 필요없는 것이다.』
풍요할거라는 남극대륙에의 꿈을 깨뜨리는 보고서를 「쿠크」는 낸 것이다.
그러나 그 보고서의 맨 끝의 몇 자가 문제를 일으키고 말았다.
『얼음바다에는 해표와 물개, 그리고 고래가 떼지어 살고 있다.』
이런 정보가 퍼지자 영·미·「아르헨티나」의 수렵가들이 배를 몰고 해도에도 없는 남극으로 고래·물개를 찾아 나섰다.
「아르헨티나」의 「C·팀브론」이란 수렵가는 단1회 출어에 l만4천6백장의 해표모피를 갖고 왔다는 기록이 있다.
1820년이 남극수렵시대의 「피크」. 지나친 남획의 결과 1821년부터는 이미「뗴지어 다니는 해표」는 멸종단계에 들어갔다.
60여 년 동안 해표·물개 잡이
남극대륙 발견의 영광의 큰 몫이 이들 수렵가 들에게 돌아 간다.
▲1820년 미국의 해표 수렵가 「파머」가 남극반도 발견.
▲182l년 미국의 해표 수렵가 「데이비드」가 처음으로 남극반도를 밟다.
▲182l년 영국의 해표 수렵가 「포엘」이 미국의「파머」와 함께 남「포크니」제도 발견.
▲l823년 영국의 해표 수렵가 「웨들」 이 「웨들」해 74도15분에 도달.
해표가 멸종지경에 이르자 남극의 수렵시대는 l831년에 사실상 막을 내렸다.
이어 남극은 10년쯤 사람의 발길이 뜸했다가 과학대륙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영국의 탐험가 「제임즈·로스」가 북극에서 북자극을 발견했기 때문에 남극에는 남자극이 있을 것이 아니냐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20세기 들어 설상차가 등장
영·불·미가 각각 남자극 조사대를 남극에 파견했다. 한데 이 남자극점이라는 것은 묘한 존재여서, 지도상의 남극점과는 달리 한 곳에 있질 않고 1년에 15km정도 이동을 한다.
당시 이 사실을 잘 모르는 조사대는 남극점을 찾아 헤매느라고 대륙의 곳곳을 누비게 됐다(당시엔 자극점이 대륙에는 없고 바다 속에 있었다).
그러다 보니까 부분적으로 알려진 남극의 땅이 하나의 통일된 대륙이라는 점을 알아내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 60년, 20세기를 목전에 두고서 『누가 남극점에 먼저 도달하느냐』의 경쟁이 세계의 과학탐험가들 사이에 벌어졌다.
결국 그 영광은 191l년「노르웨이」의 「아문센」에게로 돌아갔다.
「아문센」이 개 썰매와 「스키」로 남극점을 정복한 지 17년만인 29년, 미국의 「파머」소장이 비행기로 남극점 상공을 선회하는데 성공했고, 작년엔 「튜·프래그」소장이 비행기 착륙을 하는데 성공했다.
아무튼 「아문센」이후 남극대륙 횡단여행(탐험)이 여러 나라에 의해 행해졌는데, 영국이 58년의 대륙횡단에 설상차를 이용했다. 그 이후 설상차 덕분에 훨씬 쉬워진 대륙횡단이 돼버리긴 했다.
대륙횡단은 5, 6회에 불과
그러나 내륙 깊숙이 있는 소련의 「보스토크」기지(남위77도·동경108도)의 경♀ 가장 추웠던 60년8월 섭씨 영하88도까지 내려간 적도 있다. 남극점의 경우 추울 때는 섭씨 영하70도이고 초속8m의 바람이 부는 것이 보통이다.
이래서 아직도 남극점 도달 및 대륙횡단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대적인 행사는 모두 5, 6회에 불과하다.
오늘날 냉동된 제7대륙 남극대륙에는 석유가 미국의 매장량과 맞먹어 세계가 10년을 쓸 수 있는 양이라느니, 금·은·동·천연「가스」가 무진장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한데 중요한 점은 아직 남극대륙의 자원탐사는 2%밖에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그러나 본사 답사반이 답사 중에도 바위위로 노출된 구리광맥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아득한 옛날 희랍인들이 『미지의 남극대륙에 풍요함이 있다』고 했던 환상은 현실로 입증이 되고 있는 것이다.
「킹·조지」도= 글 손석주·사진 김택현특파원
내빙선 선두에 서 있는 사람들은 본사 답사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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