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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 중저가株에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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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큰 폭으로 오르는 중저가주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종목은 지난달 17일 증시가 저점을 찍은뒤 지난 11일까지 한 달이 안되는 기간에 상승률이 50~1백70%나 됐다.

이 기간에 종합주가지수는 13% 가량 올랐을 뿐이다.

현대건설은 2001년 적자에서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데다 이라크전 종전 이후 이라크 내 미수채권 회수에 대한 기대감까지 겹쳐 지난 11일까지 1백72% 올라 거래소시장에서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에어컨업체인 센추리는 때이른 여름 수혜주로 부각되며 같은 기간 84% 올랐고, 신성건설.남광토건.두산건설 등 건설주들도 60% 이상의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상승률이 두드러진 종목엔 그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소외됐던 서통.동해전장.신광기업 등이 다수 포진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SK.카드채 사태로 머니마켓펀드(MMF)에서 빠져나온 자금중 일부가 고객예탁금으로 흡수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중저가주 투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최근 악재 해소로 상승 분위기가 확산됐으나 외국인투자자들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지속적으로 팔면서 고가주 투자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중저가주에 관심이 몰렸다"고 분석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3월 17일~4월 11일 개인투자자들은 시가총액 1백위 밖의 중소형주를 순매수(1백95억원)한 데 비해 시가총액 1백위권의 대형주는 순매도(3억원)했다.

외국인투자자들도 같은 기간 대형주를 순매도(9천1백억원)하는 대신 중소형주를 순매수(9천1백억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국면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중소형주에 대한 추격매수를 자제하라고 권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증시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조만간 순환매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위원은 "이번주부터 1분기 실적 발표가 나오면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될 것"이라며 "틈새 시세를 형성했던 중소형주들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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