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병 32%가 간염등 전염성 질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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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우리 나라 소아질환은 전염성 질환과 호흡기 질환이 전체 환자의 약 56%를 차지하고 있으며 위생관념의 결여·위생시설의 미비, 공해 등 환경요소가 주된 발병요인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대한소아과학회가 76년부터 78년까지 3년간 서울대병원 등 전국 26개 병원의 소아내원환자 총6만4천8백62명을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소아질환의 질병별 분포 및 추이』에서 밝혀낸 것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소아병은 질환계통별로는 전염성질환이 32%(2만7백37명)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호흡기계통질환이 24.5%(1만5천9백17명), 신생아기 질병 10%(6천3백88명)등의 순서로 환자수가 많았었음을 보여줬다.
이것을 병별로 나누어보면 폐렴이 전체환자의 12.7%인 8천2백52명으로 제일 많았고 설사성 질환이 9.4%인 6천91명이나 되었다.
질병별 분석 중에 중요한 변화는 74, 75년도 조사에서 발병순위 13위로 전체환자 중 l.9%였던 전염성간염환자가 이번 조사에선 2.8%로 7위로 뛰어올라 좁은 공간에서의 생활로 어린이간염의 전염이 많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 74, 75년 조사에서 1.9%를 보였던 결핵성뇌막염·폐결핵 등 호흡기 계통의 결핵이 이번 조사에서도 l.9%로서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사실들은 국민보건에 기본이 되는 어린이들의 질병이 아직도 후진국형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환자수의 추이를 보면 76년 1만8천명에서 77년에는 2만2천명으로 22%가 늘었고, 78년에는 2만4천7백명으로 10%가 늘어났는데 이는 의료보험의 확대 실시와 소아인구의 자연증가, 소아질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데서 온 증가현상으로 평가됐다.
이들 어린이들의 질병을 외국과 비교해보면 동남아지역보다는 설사성 질환 등 전염성 질환의 발병도가 낮았으나 선진국에 비해서는 높은 발병률을 보여주었다.
이번에 조사한 통계자료는 지난 74, 75년 전국10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한 소아질환 조사의 연속사업으로 76년부터 그 대상을 서울대병원·국립의료원·광주기독병원·부산복음병원·충남대의대 부속병원 등 전국26개 종합병원으로 확대해서 실시했는데 성별·연령별 조사 등은 아직 실시하지 못하고있다.
한편 이번 조사에 따른 주요 질병의 발병원인을 보면 다음과 같다.
▲폐렴·결핵 등 호흡기질환=환절기나 주거환경의 위생결여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어린이와 같이 갈 경우 발병이 쉽다.
또 어린이들 사이에서도 질병을 가볍게 보고 환자라도 많은 사람들 사이에 섞이려하는 경향이 있는데서 환자발생이 많아지며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 거주하는 어린이에게는 특히 빈발하는 경향이 있다.
▲전염성 질환=상하수도시설 등의 미비에서 오는 환경적 요소가 크다. 전염성질환은 가을철에 들어서면서 발병률이 높아지는데 이는 여름철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풀」이나 물가에서 전염된 세균이 일정기간 체내에 잠복했다가 발병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조사를 맡았던 국립의료원 소아과과장 손근찬 박사는 『어린이들은 그들 자신이 질병으로부터 보호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부모들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환경을 마련하는 등 질병으로부터 자녀들을 보호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윤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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