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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폭력「써클」서율에만 30여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학생「서클」이 포악, 집단화 하고있다.
중·고교 재학생을 포함, 재수생·퇴학생들로 구성된 폭력「서클」은 활동무대를 환락가·유흥가로 옮겨 「서클」끼리 세력다툼을 벌이고 유흥비를 마련하려고 선량한 학생들을 괴롭히고 있다.
서울시내에 50명에서 5백명까지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대규모 학생「서클」은 줄잡아 30여개파.
이 가운데 굵직한「서클」만도 종로를 중심한 「영투파」·「전갈파」·「해성파」· 「사신파」·「황무지파」와 명동·을지로 일대의 「십자성파」·「선팅파」·「새로나파」·「을지파」를 비롯하여 퇴계로를 무대로 한「백파이어파」·「진양파」등이다.
지난9일 서울삼각동에서 편싸움을 벌여 29명이 무더기 검거된 「사신파」와「을지파」는 서울과 성남시내 20개 고교의 재학생 (11명) 퇴학생 (16명) 재수생 (2명) 들로 이루어진 10대폭력「서클」.
이들중 19명은 중류이상의 가정에서 양친의 보호아래 자란 학생들이고 4명은 편모 슬하이며 3명은 형, 1명은 누나로부터 학비와 용돈을 타 쓰고 있고 나머지 2명만이 「아르바이트」로 공부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사신파」는 회장 주모군(18·B고교3년중퇴·서울 잠실4동)이 지난 5월말 서울종노3가 모 중국음식점에서 학교후배 10명을 모아 결성, 지금은 회원이 15개교60여명에 이르고 있다.
회장 주군은 지난달7일 B고교재학 중 지리담당Y교사의 훈계에 불만, 교무실 유리창을 때려 부순 뒤 퇴학처분을 당했다.
회원끼리의 의리는 목숨을 걸고 지킨다는 뜻에서 듣기에도 섬뜩한 「사신」이란 이름을 붙였다.
폭력「서클」의 가입동기는 『가정과 학교에 대한 불만』에서부터 『학교공부가 수준에 맞지 않아 염증을 느껴서』『대화상대를 찾으려고』『마땅한 놀 장소가 없어서』 등 갖가지.
「사신파」의 행동대원 김모군(17·D고3년)의 가정은 아버지가 O기업대표이며 수억대 재산을 가진 상류층.
김군은 장차 「엔지니어」가 되려고 하는데 부모가 법관을 시키려고 억지 과외공부를 시키는 바람에 반항심에서 「서클」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또 K고2년을 중퇴한 이모군(18)은 지난6월말 담임선생을 때려 퇴학당한 후 「사신파」 에 가입했다.
이군의 가입동기는 『모교생들을 닥치는대로 붙잡아 두들겨 패기 위해서』라는 일종의 빗나간 복수심.
그래서 지난10일 하오l시쯤에는 서울 우이동 유원지에서 단체소풍온 모교생 정모군(18)을 무릎을 꿇게하고 「드라이버」로 어깨등을 찔러 전치4주의 중상을 입히기도 했다.
「사신파」회원들은 종로3가「엘파소」다방에 모여 종로2가 학원가와 단성사·「피카디리」 극장주변을 활동무대로 삼았다.
최근 들어 삼각동·빙하동 등 유흥가로 진출하기 위해 「을지파」와 자주 새력다툼을 벌여 왔다.
이처럼 대부분의 폭력「서클」의 활동무대는 다방· 음악감상실· 초저녁 고고 「클럽」 등으로 의상잡부까지 만들어 둥록금을 탕진하기 일쑤이고 유흥비를 조달하기 위해 등하교하는 학생들을 위협, 현금·팔목시계·「토큰」등을 빼앗기도 하고 여학생들과 혼숙을 예사로하기도 한다.
또 칼·「드라이버」·쇠꼬창이 등을 책가방에 넣고 다니며 다른「서클」의 기를 죽이려고 걸핏하면 편싸움을 벌인다.
끽연과 음주를 스스럼없이 하고 해괴한 은어와 욕설을 거침없이 지껄인다.
중학생까지 낀 「영투파」는 회원이 5백여명으로 서울시내에서 가장 큰학생 폭력 「서클」로 알려져 있으며 「아지트」는 종로 신신백화점 뒤 참 분식·신신분식과 종로l가 희다방 등이며 나이·학년별로 기(기) 별모임까지 조직, 6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들 회원20여명은 지난달 초 명동성당 성모「마리아」 상 앞 광장에서「미사」를 마치고 나오던 임모군(18)등 고교생6명을 「라이벌」인 「십자성파」회원으로 잘못 알고 쇠톱·자전거 「체인」·쇠「파이프」 등을 휘둘러 임군에게 전치3개월의 중상을 입혀 그중7명이 구속되기도 했다.【김원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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