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식도 범행가담 피묻은 헝겊 등 버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금당사건의 범인 박철웅·천웅 형제와 내연의 처 김효식 등 3명에 대한 현장 재검증이 4일 상오10시45분부터 4시간동안 서울 인사동 골동품상 금당과 세종문화회관 옆 문화 다실, 성산동4의15 박의 집에서 각각 실시됐다.
서울지검 김수연 검사의 지휘로 진행된 현장검증은 주범 박철웅이 금당 주변을 배회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돼 문화 다실에서 정해석씨와 부인 김정태씨를 유인하는 장면, 서울 성산동 주범 박의 집에서 정씨 부부 등을 차례로 목 졸라 숨지게 하고 암매장하는 장면, 서울 망원동에 차량을 버리는 장면까지 차례로 실시됐다.
현장검증이 실시된 인사동 금당과 광화문 문화다실, 성산동 박의 집 주변에는 3천 여명의 시민이 몰려들어『살인범의 얼굴 좀 보자』『주먹으로 당장 쳐죽여라』며 범인들에게 접근하려다 기동경찰관들의 제지를 받았다.
동생 천웅은 안방에서 3명이 모여 모의하는 장면을 재연할 때『나를 어떻게 만들려고 그러느냐』『모의 한 적이 없다』고 수사관들에게 항변, 수사관은 천웅을 건너 방으로 끌고가 안으로 문을 걸어 잠그고 10여분동안 주의를 준 다음 다시 안방으로 데려가 모의 과정을 재연토록 했으나 천웅은『경찰이 발표한 공범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 형이 살인 할 것을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그때부터 목숨을 걸고 막았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범인 박 형제에 대한 여죄를 캐고 있는 경찰은 살해순서가 형제사이에 엇갈렸으나 6월20일 하오6시쯤 맨 처음 정씨의 부인 김정태씨를 안방에서 목 졸라 죽였으며 하오7시20분쯤 건넌방에서 정씨를, 맨 마지막으로 하오9시10분쯤 운전사 이씨를 안방에서 죽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락에 옮겨 놓은 운전사 이씨의 코에서 피가 흘러나오자 박철웅이 이씨의「러닝·셔츠」를 벗겨 피를 닦은 뒤 먹물을 들여 가위로 찢어 내연의 처 김을 시켜 6월25일쯤 서울 돈암동 주택가를 돌며 쓰레기통에 버리게 했음이 확인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