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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탕"으로 일관한 일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금당사건의 범인 박철웅·천웅형제는 또 한번 간악과 교활성을 보였다.
1차현장검증에서 『이장면에서는 이렇게 했다』 『이장면은 틀렸다』느니 하면서 「범행」을 재연하던 박형제는 나흘만에 단독범행의 진술을 뒤집고 3인이 공모한 법행임을 자백했다.
주범 박은 벌써 19세때 친구집에서 「셰익스피어」전집등 책을 훔친 혐의로 징역6월을 살았고 25세때 결혼한 김모씨(39)와는 장인의 부동산을 몰래 팔아삼킨 바람에 사이가 벌어져 끝내 결혼이 파탄되었다. 박의 엽색행각은 75년에 총각행세를 하며 미모가 뛰어난 서울 E여대를 졸업한 부산의 김모양(31)과 가깝게 지내면서 구혼을 하다 본부인에게 들통이 나기도했다.
박은 지난 2월과 3월에 부산의 부모에게서 4백70만원을 갖고간뒤 8월에 또 돈을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했다. 어머니(63)는 그후 3백만원을 서울로 가 박에게 주기도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부모들은 박이 의류상을 하는줄만 알고 장사밑천으로 돈을 대주었다.
금당사건 두달후인 지난달 주범 박이 신문에 낸 중견사원모집광고를 보고 퇴직금 5백만원을 들고 현대상사에 총무부장으로 입사한 안모씨(38·애비역중령)는 『살인마에게 감쪽같이 속았다』며 『입사할당시 박이 돈이 조금만 더있으면 회사가 바로 일어서고 공동출자식으로 운영해보자고해 성산동 집에가서 사는 모습을 확인까지 해본뒤 입사했다』고 말하며 분개. 박은 회사운영이 막다른 길에 이르자 「한탕을 해먹고 뛰자」는 생각까지했다.
지난9월초 박은 일간신문에 「오토·클리너」제품선전을 하면서 대리점모집광고를 크게 내겠다며 일간신문의 광고부사원을 불러 광고비를 흥정했다. 이때 액수가 맞지않아 흥정이 깨어졌다며 그 광고부사원은 『하마터면 광고비도 떼일뻔 했다』고 말했다.
주범 박의 내연의 처인 김효식은 범행후 심한 마음의 고통을 느껴 친정아버지에게 사실을 털어놓은것이 결국은 사건해결의 결정적 실마리가 됐지만 붙잡히기 얼마전에도 심적고통으로 광적인 행동까지 보였다.
현재 박의 집 안방에있는 장롱에는 삽에 찍힌 자국이 12군데나 남아있는데 이는 붙잡히기 열흘전쯤 남편 박과 대만싸움을 벌인 김이 박이 집밖으로 나가자 집에있던 삽을 들고 안방으로 뛰어들어와 마구 휘둘러 장롱과 화장대 유리등을 부쉈던것. 싸움은 박의 다른 여자와의 관계때문이었다.
김이 「호스티스」 생활을 하던중 박철웅을 만난것은 지난해11월초. 당시 머리를 깎고 교인생활을하다 서울에 올라왔다는박을 처음 본 순간 『남다른 호감을 느꼈다』는 김은 박을 사랑하게됐고 꼭 한달후에 당시 혼자 기거하고 있던 아현동자취방에서 동거생활을 시작했었다.
현재 서울성산동 박의 집에는 텅빈집에 한때 동생 박의 애인인 K양(19)이 홀로 집을 지키며 주인행세를 하고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K양은 동생박이 부산에서 미술교사로 「아틀리에」를 열고있을 당시 「아틀리에」를 찾아와 동생박의 지도를 받았던 여고생.
동생박을 연모해 지난달15일 무작점 상경, 그동안 박의집 건넌방에서 동생박과 동거룰 했었다.
K양은 『천웅씨가 절대로 그럴분이 아니다』며 『그분이 나올때까지 언제까지고 여기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창호·임수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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