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 보다 생활의 질 중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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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현대」라는 시대의 시발지가 어딘지를 꼭 집어서 말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산업혁명의 진원지인 영국에서는 그곳이 영국중부 「슈롭시어」 지방의 「세번」 강변이라고 말한다.

<식민지산업화에 뼈대제공>
이 지방에는 세계 최초로 건설된 철교가 서있다. 1779년에 세워진 이 철교를「현대」의 시발점으로 보는 이유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개발된「코크스」에 의한 대규모 주철이 이 다리를 세우는데 쓰여졌기 때문이다.
여기서 만든 주철은 초기 중기기관과 방속기계, 첫 기관차, 기선등을 만드는데 사용됐다.
그래서 19세기를 통해「세번」강변은 영국 각 지방과 전세계에 퍼진 식민지의 산업화에 뼈대를 제공하는 모체가 되었고, 이 철교는 현대공업의 무한한 발전을 약속하는 거대한 기념탑처럼 외국방문객들의 순례지가 돼다.
그러나 상업기술이 발달하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세번」강변의 역할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철교가 세워진지 2백년이 지난 오늘「세번」강변은 그림처럼 아름다운 옛 모습을 되찾았다.
전성기에 골짜기를 무겁게 짓눌렀던 소음이나 매연은 철강공업의 중심지가 멀리 옮겨감에 따라 말끔히 걷혀가고 공장건물들은 산업혁명을 기념하는 박물관으로 개조되고 있다.
옛 공장 노동자들의 후예들은 지금 관광사업과 농업으로 공업전성기에 비해 오히려 더 풍요한 생활을 깨끗한 환경 속에서 즐기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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