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서 호사하는|소망명예술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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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재 미국이나 「유럽」에서 활동중인 소련예술인들은 최근의 「고두노프」처럼 스스로 정치적 망명을 했거나 「솔제니친」같이 반체제로 몰려 추방된 사람들이다.
「루돌프· 누레예프」처럼 정치적망명을 한 사람들은 서방세계에서 화려한 각광을 받으며 예술활동을 하는 반면 「알렉산도르·솔제니친」처럼 대부분이 추방된 반체제문인들은 깊은 침묵에 빠져있는 것이 대조적이다.
현재까지 서방세계로 탈출 또는 추방된 소련의 저명예술인은 10여명.
「발레」하는 사람이 가장 많아 「고두노프」말고도 「누레예프」「나탈리아·마카로바」「미하일·바리슈니코프」「발레리」 그리고 「갈리나·파노프」등 6명이다.
작가로는 「솔제니친」, 「아나톨리·쿠즈네초프」, 「블라디미르·막시모프」, 「요시프·브로드스키」, 「알렉산도르·갈라치」, 「아말리크」등이 있고 이밖에 「체스·챔피언」「빅도르·코르치노이」, 「첼리스트」「므스티슬라프·로스트로포비치」와 그 부인인 가수 「갈리아·비시네스카야」, 「피아니스트」「블라디미르·아슈케나지」등이 있다.
이들 소련예술인 대부분은 자기나라에선 기대할수 없었던 명성과 풍족한 생활을 즐기고 있다.
61년 「마리」공연중 망명한 「누레예프」는 영국 「로열·발레」단에서 20세나 연상인 「마거트·폰테인」의 대역을 맡아 세계를 돌며 1백70회나 공연하는 명성을 얻었고 지난 76년에는 「루돌프·발렌티노」 전기영화에 「발렌티노」로 출연,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74년에 망명한 「키로프」단의 「바리슈니코프」는 「캐나다」국립「발레」단에 「게스트·아티스트」로 활약하다가 최근엔 미국「발레」단의 안무가겸 주역무용수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다.
「누레예프」나 「바리슈니코프」는 미국에서 백만장자가 되었으며 「로스트로포비치」는 「워싱턴」국럽「심퍼니·오키스트러」의 음악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추방된 작가·문인들은 다르다.
「솔제니친」은 미국 「버무트」숲속에서 거의 은둔생활을 하고 있고 「쿠즈네초프」는 망명후 10년간 단한권의 책도 쓰지 못하고 있으며 「막시모프」는 「파리」에서 살면서 소련어잡지 「콘티넨트」를 출판하고 있다.
「아말리크」「갈라치」「브로도스키」도 침묵하고 있다.
여하튼 서방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련예술인들의 화려한 활동은 많은 소련안에 있는 예술인들에게 망명유혹이 되고 있다.
「키로츠」 단원의 이탈이후 소련예술당국은 「볼쇼이·발레」단원에 대해 「회유와 위협」정책을 쓰면서 대우를 높이는 한편 감독을 엄격히 해왔었다.
현재 미국에서 공연중인 「볼쇼이·발레」단의 「톱·클래스」 무용가들은 하루저녁 무대 출연으로 3백∼4백「달러」의 출연료를 받고있는 등 생활이 소련에서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
그러나 「볼쇼이」로는 최초로 「고두노프」가 망명했으니 앞으로 수년간 「볼쇼이」의 해외공연이 금지될 전망이다.
소련이 대서방문화사절로 육성해온 「볼쇼이」는 「고두노프」망명을 계기로 관리층의 개편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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