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달라졌나|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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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8·15해방의 벅찬 감격에 비해 당시 출판계의 현실은 일제의 우리말 우리글 말살정책과 4년여의 전쟁물자 조달에 시달려온 탓으로 황무지나 다름없었다. 이같은 실정에서도 민족문화재건의 열의는 일제말기의 탄압으로 일시 활동을 중단했던 정음사·영창서관·한성도서·박문서관·삼중당·덕흥서림·이문당등 노식출판사를 중심으로 인쇄기를 새로 돌리게했고, 을유문화사·민중서관을 비롯한 3O여 출판사가 창설됐다.
출판문화가 곧 우리문화전선의 밑받침이 된다는 사명감에서 기업인보다는 문화인을 자처한 초창기출판인들은 어려운 재정형편에서도 교과서등 서적을 출판해 해방 이듬해인 46년부터는 각종 출판물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일간신문은 중앙과 지방을 합하여 70여종에 달했고 주간신문이 60여종, 잡지류는 무려 1백40종이나 되었으며 출판사는 1백50여사가 등록했다. 이해의 발행종수는 9백80여종에 달했는데 초판붓수가 대개 5천부이었으므로 약5백만부가 간행된것으로 추정된다.
47년에는 출판사가 5백81개사로 늘어났고 연간총발행붓수는 1천28종으로 이를 내용별로 보면 정치1백2종, 법률14종, 경제24종, 사회 25종, 종교23종, 철학 22종, 농공 15종, 문학평론 1백28종, 시가 28종, 국문고전 11종, 음악5종, 역사 45종, 전기25종, 민속지지12종, 의학수리 19종, 아동 32종, 학습참고서1백52종, 교과서1백50종, 어학10종, 통계연감 7종, 사전류 10종, 만화80종, 기타 65종등이다.
이같은 출판규모는 76년 1만종 돌파로 세계 10여개출판대국속에 끼게 되었고 78년에 이르러 출판종수 1만5천1백49종에 이르러 해방직후의 12.9배로 늘어났다. 출판붓수로는 5천8백53만부에 이르는 상당한 양.
「종이소비량이 그나라의 문학수준을 재는 척도」라고 할때 우리의 출판수준은 문화대국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발행된 출판물을 분야별로 보면 총류 1백86종, 철학 8백15종, 종교 1천1백96종, 사회과학 1천9백60종, 순수과학 3백52종, 기술과학 1천4백68종, 예술 1천25종, 어학 6백21종, 문학 4천49종, 역사 3백16종, 아동 1천3백43종, 학습참고서 1천8백18종등으로 분야별로 고른 성장을 보여준다. 그러나 다른 제조업 성장수준에 비해 출판사업은 아직 낙후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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