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도권 전세 3.76% ↑ … 오름세 이어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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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연초에 비해 3.76%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가 낮은 요즘, 집주인들은 월세를 놓고 싶어하는데 세입자들은 전세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 같은 상승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인천은 아파트 전셋값이 4.78% 올라 전국 시도 지역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평균 상반기 전셋값(아파트 기준) 상승률은 2.82%다. 수도권에선 서울(3.05%)보다 경기(3.99%)·인천의 상승률이 더 높았다.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에 전세 수요가 몰린 영향이 컸다는 게 감정원의 분석이다. 실제 버스를 타고 서울 도심까지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인 고양 일산서구(5.89%)와 성남 분당구(5.87%)의 상승률이 특히 높았다. 안양 동안구(4.75%)와 수원 팔달구(4.69%)도 전셋값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 안에 들었다.

 감정원은 하반기에도 전셋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가격 상승폭이 둔화되고는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전세 공급량 자체는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7~8월 방학 기간 학군 이동과 가을철 신혼부부 수요가 겹치면 가격상승폭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그래서 감정원은 신규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지역을 전세 세입자가 찾아볼 것을 권했다. 김세기 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서울 마곡지구와 같이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한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매매 가격은 연초 오르다가 2월26일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이 발표된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수도권에선 4~6월 집값 하락세를 보였고, 지방에서도 상승세가 둔화됐다. 선진화 방안엔 집주인에 대한 임대소득 과세 방안이 들어있는데, 소득 노출을 꺼리는 사람들의 주택 구매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감정원은 분석했다. 김세기 부장은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조정 되면서 주택 시장의 둔화도 우려된다”며 “그러나 임대소득 과세 방침 완화와 재건축단지의 사업추진 속도에 따라 시장의 향방이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현재 논의중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완화되면 집값이 오르는 데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감정원은 설명했다.

세종=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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