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제「심포지엄」YWCA 주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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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의식주, 생존의 기본 3대 요소와 함께 교통문제는 현대생활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10일 대한YWCA에서는 교통사고를 중심으로 한 교통문제「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임강원 교수 (서울대환경대학원) 조대동씨(자동차 노조본부교통문제연구위원) 박민자(주부) 염태섭씨(교통부 안전감사관)가 참석해 교통사고의 원인·대책 등을 논의했다.
임 교수는 우리나라의 교통사고율이 선진국에 비해 30∼50배(1년 6만 6천명이 피해를 보고 이중 7%인 4천여명이 사망)의 놀라운 비율이라고 말했다. 이중 서울시의 발생건수는 3분의 1.
이런 교통사고의 원인은 운전자 과실이 87%, 피해자 과실 10·7%, 차량불량 2%로 분석되지만 복합적인 요소를 지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임 교수는 지적했다. 즉 시설비 절약을 위해 도로사정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 ▲운전사의 90%가 과로로 3가지 이상의 지병을 갖고 있다는 것 ▲교통규제 사항이 과학성이 없다는 것 ▲운수행정의 체제가 잡히지 않았다는 점등이다.
이 때문에 예방·방지책에 최선을 다하기 보다 사고가 난 후 처리위주의 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고 임 교수는 지적했다. 말단 행정기관에서 발버둥치기보다 정책결정자급에서 적극적인 경제지원이 있어야할 것이라고 했다.
자동차 노조에서 나온 조대동씨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버스」운전사중 1일 l8시간근무하고 1일 쉬는 사람은 35·5%, 2일 일하고 1일 쉬는 사람은 63·3%로 가장 많고 3일 일하고 1일 쉬는 사람도 1·l%나 돼 전반적으로 과로에 시달리고 있음이 나타났다. 안내양들도 마찬가지로 2일 일하고 1일 쉬는 사람이 73·2%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하루종일 긴장의 연속 속에 지내야하며 육체적인 부담도 대단하다. 「버스」운전사의 경우 1일 업무량은 80km의 쌀 66가마를「트럭」에 싣는 것과 맞먹으며,「택시」운전사는 70가마를 옮기는 것과 같은 운동량이다.
이런 과로로 인해 운동감각(장애물 발견)이 둔화되고 환각 현상 질병이 생기게 된다. 과로 속에 배차시간·입금액 때문에 과속하게 마련이며, 사고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조씨는 또 운수업자들이 너무나 적은 투자(필요 액의 10%)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운전사의인권·근로조건이나 차량정비 등에는 눈을 돌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운수업자·시민의 의무와 권리를 조화시키려는 공동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부대표로 나온 박민자씨는 노후차량·과속·부정면허증 발급 등 교통사고와 직결되는 모든 문제들이 인명경시 현상에서 나온다며 모든 것에 인간의 존엄성이 우선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교통부의 안전감사관 염태섭씨는 현재 교통안전을 담당한 관계부처가 10여 곳이 되기 때문에 이것을 총리직속의 기구로 일원화시키기 위한 작업과 교통안전진흥법을 제정하기 위한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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