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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終戰랠리 꿈 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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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이라크 전쟁이 사실상 끝났다. 그런데도 미국.영국.독일.일본 등 주요국의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국내 증시도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쳐 당초 기대했던 '종전(終戰)랠리'는 싱겁게 끝나 버렸다.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가의 등락이 심한 '안개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투신증권은 당분간 일정한 틀 속에서 주가가 왔다갔다하는 박스권 장세(530~620포인트)가 전개될 것이라며 중형주와 자산주의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스권 국면이 이어졌던 2000년 9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의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중형주의 경우 지수의 등락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아 주가수익률도 높았다는 것이다.

이 증권사는 또 부동산 등 자산이 많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은 자산주는 지수하락시 주가가 덜 떨어지고, 박스권 장세에서는 시장평균을 웃도는 초과수익을 실현했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의 임유승 연구원은 "시장의 불투명성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박스권 장세에서는 안전자산의 선호 현상이 높아지기 때문에 중형주와 자산주가 각광받는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은 최근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미 상승한 종목을 추격매수하기보다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주식을 중심으로 한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전쟁 프리미엄이 사라진 상태에서는 기업실적과 재무건전성 등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양호한 종목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과 맥을 같이한다.

동원증권의 김세중 책임연구원도 "기업의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소폭 개선될 여지가 많기 때문에 최근의 주가하락을 바닥으로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또 전후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아직 지수 상승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SK증권의 현정환 연구원은 "고객예탁금 등 증시의 수급여건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유동성 장세에 따른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건설주→증권.은행주→보험주→저가 대형주→중가 우량주로 이어지는 순환매가 지속되고 있다며 저가 대형주를 유망 종목군으로 꼽았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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