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상「슈퍼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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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7세기부터생긴「런던」의 「다우닝」가10번지의 건물주는 「조지」2세였다.
1731년에 「조지」왕은 영국의 초대수상으로 알려진「로버트월푤」에게 이 집을 기증했다.「월폴」은 이집을 관저겸 국내회의를 위한 장소로 활용하다 수상직올 내놓으면서 다시 국가에 저택을 기증했다.
그후 이집에서는 30명이 넘은 역대수상들이 가족과 함깨 살림을 꾸리고 역사를 꾸며나갔다.「피트」「로이드ㆍ조지」「맥도널드」「볼드윈」「처칠」「디즈레일리」「글래드스턴」 「애틀리」「이든」 ….
이들은 바로 이집에서 영국을이끌어나갔고,때로는 또 세계를호령했다.
지난 2백50년동안에 여주인은단 한명도 없었다.감히 발붙일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1910년에 과격한 여성참정권논운동자들이 10번지의 창문을돌로 깨뜨린 적이 있다.
이때의 지도자 「만커튼 여사는그게 『현대정치에서 가장 값진 논의였다』 고 자랑했다.
그러나 그때의 성과는 여성들이 면·리회의원이 되는 자격을얻은것뿐이었다 .
이번에 「대처」 부인은 『「다우닝」』가 10번지의 대청소를 하여 영국을 재건하겠다』면서 네 활개를펴고 큰대문으로부터 들어갔다.
영국은 모순투성이의 나라다.지극히 보수적이며 전통을 아끼면서드 눈하나 깜빡이지않고 전통을 깨뜨려 나간다.
지난19l9년에 영국신사의 가장 폐쇄적인 사교「클럽」이라던하원에「레이디·아스터」가 뛰어들어갔을때에는 모두 농담으로 여겼었다.
그렇던 영국이 시골 식료품집의 둘째딸로 상류사회의「옥스브리지」영어에드 서투른「대처」여사를 의정사상 처음으로 당수자리에 앉히고, 이제 또 「다우닝」가10번지의 여주인으로 만들었다.
『「매기」가 보수당의 유일한 희망입니다』 라고 선거전중에 늙은 간부당원이 기자들에개 말했다. 장소는 여자출입금지의「바」 에서였다.
영국사람들은 이것을 조금도「아이러니」로 여기지를 않는 모양이다.그만큼 영국사정이 절박한탓인가, 아니면 사회가 그만큼 강인한 탓인가.어쨌든 「슈퍼매기」의 정열과 확신에 자못 어리둥절해하면서도 그녀에게기대를 걸어보는영국인들이대단히많은모양이다.다만「미스터· 프라임· 미니스터」하고 부르던 「런던」시민들이「마담·프라임·미니스터」라는호칭에 익숙해 지려면 꽤 오래걸릴 것이다
「대처」수상의「대청소」작업은 이미 시작되었다.관저에 스민「처칠」의「시가냄새」,「월슨」의「파이프」냄새는 말끔히 가셔지겠지만「노대국」의 영국병은 과연 어떨지 앞으로가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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