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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당의 과열당권 경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5월전당대회를 앞둔 신민당의 당권경쟁은 날이 갈수록 혼미를 더해가고 있다.
당지도체제를「단일」로할 것인지「집단」으로 할것인지에 대한 의견 집약도 없는 가운데 당수 또는최고위원 출마희망자가 무려 10여명이 되는가 하면 이들간의 공방전도 차차상궤를 벗어나는 일까지 연출하는 등치열의 도가 높아가고 있다.
표면적인 경합파상은 주로 전국 각지구당의 개편대회를 무대로한 이른바「축사전」과 「팸플릿」· 유인물의 대결등으로 나타났으나, 이 과정에서 차마 입에 올리기 어려운 인신공격이 난무했고 목포지구당 개편대회 석상에서는 급기야 폭력사태까지 빚고 말았다. 깡패동원을 서로 비난한 이 폭력사태가 있은후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평소 그들이 곧잘 논란 대상으로삼던 관청에 각기 찾아가 폭력배처벌을 요구하고 나섰으니 당내 사정이어느 지경에까지 갔는지 짐작할만한 일이다.
이들 사이의 의견차는 대체로 대여자세의 기준이란 문제에 집중되고있는 것같다. 말하자면 대여 투쟁을어느 정도 강경하게할것인가 하는문제로, 여기서「강경」「길건」, 또는「선명」「부선명」의 쟁논이 야기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간의 대립이단순한 이 선명성문제 하나만을 가지고 벌어지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고 그배경에는 개인적인 친소·은원관계도 다분히 작용하고 있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
당권경쟁 양상이 강경파·온건파등으로 대별, 단순화되지 않는 것도 이같은 개인적인 관계나 동기가 개재돼있기 때문이다.
정당, 특히 민주정당에 있어 파벌이 존재하고 분파작용이 있는 것은어느정도 당연히 일로도 받아들여진다. 각파간의 경쟁이나 그에 따른「소리」가 나는 것도 따라서 불가피한일로 볼 수도 있다.
그와 같은 경쟁이 양성화·표면화하여 밖으로「소리」가 나는 것이 아예 당내경쟁이 없거나 경쟁이 내연화·지하화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건강하다는 논리도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그 경쟁과「소리」에는 분명히 정도의 문제가 있으며, 당연히 한계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경쟁과 그에 따른 잡음이 합리화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같은 당을 한다는 공동의식과 합의가 전착돼야 하는 것이다.
이런 전제없는 경쟁은 바로 무한경쟁으로 질주할 위험성을 안게 되며, 그럴 경우 당내의 「적」을 상대하는데 있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신민당의 당권경쟁에 있어 깡패동원세이니 자김방출세등이 나오고 있는 것은 혹 이같은 무한경쟁의 불길한 조짐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버릴 수 없게 한다. 과거 신민당이 각목과 유혈의 당권투쟁을 벌인 전철이 있기 때문에 이 우려는 더욱커지는 것이다.
같은 당의 이름아래 무한경쟁을 벌이는 것보다는 차라리 같은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끼리 분당을 하든가 일파가 타파를 제명이라도 하여 당의 동질성을 확보하는 것이 옳다는 극단논이 더 설득력을 갖게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일반의 이런 염려에 대해 신민당이 앞으로 어떤 회답을 보낼지 우리는당권경쟁과정을 통해 주지코자 하며경쟁은 하되 양식있는 경쟁을 하도록 거듭 촉구한다. 신민당이야말로 근래도 야당을 대표하는 정당으로서 국민은, 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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