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미국대통령의 방한이 확정됨으로써 미구에 한미정상회담이 열리게 되었다.
박동선 사건·철군문제 등으로 빚어진 한미간의 「불편했던 관계」가 이로써 공식적으로 종식되고, 더욱 굳어진 기반 위에서 새로운 협력관계를 쌓아 나가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양국정상회담이 열리게 된 한반도 및 국제정세의 배경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반도 문제에 관한 1차 적 관심은 당연히 북괴군사력 문제와 그에 따른 철군조정문제에 집중된다. 일부외신은 「카터」대통령이 방한 중 철군계획의 변경을 공식선언 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성급한 결론은 삼가더라도 남북한 간 군사력균형의 유지문제와 그 추진방법에 관해서는 양국간에 시급한 견해일치가 요망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중공에 의한 「중·소 우호조약」의 폐기선언이 있은 후 중공·소련의 경쟁적인 북괴지원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한반도의 군사력균형 유지와 이에 대한 미 측의 책임·역할에 관한 명백한 입장표명은 한반도 주변정세의 평화적 정착을 위해서 가장 절실한 요청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또 최근 시도에 그치고만 남북대화의 촉진을 위해서도 중요한 요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무회담이 아닌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논의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렇더라도 이 문제에 관한 확고한 원칙의 제시만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주한미군철수계획에 이은 대만의 고립화, 중공·월전의 발발, 「아시아」지역에서의 소련군사력증강 등 일련의 사태발전이 있을 후 「아시아」지역의 사방 측 국가간에 조성되고 있는 불안감이나 대미불신감을 생각하더라도「카터」대통령의 방한은 의미가 크다. 동북아의 대공전선인 한국에 대한 미국결의의 다짐이 이 지역국가들을 안도시키는데 끼칠 효과는 과소 평가할 수 없으며, 「카터」대통령의 중요한 방한목적의 하나도 바로 이점에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최근 중동정세를 다소 안정시킨 미국으로서는 관심의 다음 눈길을 이 같은 「아시아」지역, 특히 분쟁가능성이 있는 한반도에 들리는 것은 당연한 순서일 것이며 한반도정세의 안정을 위한 「카터」대통령의 구상이 어떻게 표명될지 주목되는 것이다.
따라서 「카터」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이 같은 국제정세에 대한 양국의 공동인식과 공동이익의 발견을 위한 중요한 기회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우리는 북괴군사력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주변정세에 대한 미국의 재평가작업의 결론이「카터」대통령 방한에 의해 공표 되지 않을까 보고 그 내용을 주시코자 한다.
「카터」대통령의 방한은 이에 앞서 5월초에 있을 「발트하임」「유엔」사무총장의 남북한순방과 함께 한국외교의 입장을 어느 때보다 유리하게 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 같다.
평화정착 보다는 「혁명」을 내세우면서 끈질긴 대미접근과 현상변경을 획책해온 북괴로서는 「카터」대통령의 방한과 「유엔」사무총장의 노력으로 빚어지는 새로운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서로 자세변화를 강요당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물론「발트하임」총장의 남북한방문은 남북대화를 위한 노력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심색적인 성격인 것으로 보이지만 그의 노력 역시 평화를 추구하는 것임이 분명한 이상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한국으로서는 유연한 자세로 이 기회를 충분히 활용할 준비를 갖춰야 할 것이다.
「카터」대통령의 방한결정을 거듭 환영하면서 더욱 강화되는 한미관계의 새 장이 열리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