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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피겔」지 기자가 쓴 『독신생활』베스트셀러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독신인구가 갈수록 늘어나는 서독에 최근 『독신생활』이란 이색「베스트셀러」가 등장, 충격을 던지고 있다.
시사주간지「슈피겔」의 현역기자 「헤르만·슈라이버」가 저술한 이 책은 독신자에 대한 「인터뷰」와「케이스·스터디」를 「르포」형식으로 엮은 것으로 출판되자마자 『뿌리』『대학살』을 능가하며 하루아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책이 몰고 온 충격은 독신생활의 「쇼킹」한 내막과 함께 독신자가 갈수록 늘어난다는 단정아래 이에 대한 대책수립을 촉구하고 나선 점이다.
78년을 기준으로 할때 독신자가구는 전체가구의 29.2%인 8백30만가구,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25∼45세의 결혼적령기의 독신자가 1백32만명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이들 결혼적령기의 독신자는 57년에 비해 80만명이 늘어난 숫자. 이러한 추세로 가면 90년까지의 독신자는 2배로 늘어날 것이 예상되며 그렇게 되면 4가구중에 1가구가 독신이기 때문에 인구·경제·국방등 각분야에 크나큰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경종이다.
그러나 아무리 비정상적인 독신자라해도 사회적으로는 극히 정상적. 직업인이 86%에 급여상태도 좋아 1천5백「마르크」(한화로 약39만7천5백원)∼2천「마르크」(53만원)의 중산층이 대부분이며 중학 출신이 42%·대학출신이 30%에 이른다. 독신생활의 내막은 어떠한가.
K라는 26세의 미혼여성은 결혼함으로써 얻어지는 남편으로부터의 제약과 아기를 피하기 위해 혼자 산다는 독신주의자-. 그러나 저녁부터 아침에 이르는 시간엔 남자친구와 함께 지내기 때문에 「결혼 아닌 동거」또는「같이, 그러나 따로」의 생활인 것이다.
오늘의 독신「붐」은 『자유스럽게 살기 위해서』라는 「쇼펜하워」식 발상 때문. 그러나 이러한 경향이 자칫 서구사회의 몰락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본 =이근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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