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3천5백억 남아 작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정부는 지난해 나라살림을 꾸려나가면서 3천5백억원을 쓰지않고 남겼다.
미리 정해진 예산의 테두리에서 하는 살림이지만 하다보면 모자라기도 하고남기도 하는데 예산의 10%에 육박하는 3천5백억원씩이 남은것은 처음있는일로 꼽힌다.
77년에는 6백50억원, 76년에는 1천2백억원 정도가 남았었다.
빡빡한 나라 살림에 이처럼 돈이 남는것은 세금을 기대했던 것보다 더걷은 때문인데 작년에 나라살림에서 많은 흑자를 낸것도 주로 세금증수에 기인한것이다.
살림하고 남은 돈을 세계잉서금이라고 부르는데 7일 경제기획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잉서금의 발생은 항금의 초과징수분이 3천2백억원 세출예산의 긴축집행에 연유된 것이 3백억원 규모다.
세금중에도 특히 관항징수실적이 예산보다 2천억원이나 더 걷혔는데 이는 지난해 물가안정을위한 물자수입을 크게 허용한 때문이다.
결국 수입물자를 사다쓴 소비자들이 부담한 돈이다.
서민의 가계와는 달리 나라살림은 돈이 남는다고 좋아만 할일은 아니다. 납세자의 부담이 그만큼 컸다는 얘기도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세계잉여금이 발생하면 얼씨구나 하고 돈 쓸곳을 찾아내 추가예산을 편성, 재정규모를 늘러 왔다.
그러나 올해에는 지난해남은 돈으로 추갱을 짜지않고 누적된 정부의 빚을 갚을 모양이다.
지금 정부가 갚아야 할 빛은 양특계정에서 지고있는 한은차입금 9천1백60억원을 비롯, 일반회계에서 1백80억원, 조달기금에서 3백억원등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양곡판매기금 운용을 위한 한은차입금은 추곡 수매때마다 말썽을 가져온 것이다.
정부는 이번에 일반회계및 조달기금의 부채를 깨끗이 갚고 양특이 지고있는 1조원에 가까운 한은차입금도 3천억원정도를 갚아 버릴계획을굳히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