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뜨는 제품 키워드는 역발상·실용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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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일본 사무용품 업체인 킹짐은 올 3월 ‘MM100’이라는 이름의 독특한 이어폰을 내놨다. 이어폰 하면 으레 원음(原音)을 전달하는 게 경쟁력인데 MM100은 주변 소음을 90% 이상 제거해주는 제품이다. 소비세 포함 4980엔(약 4만9700원)으로 제법 비싼 가격인데 불과 석 달도 안 돼 올해 목표치(1만 개)의 세 배를 판매했다. 음악 소리가 요란한 커피숍이나 에어컨 소음이 거슬리는 독서실 등에서 사용하기 안성맞춤이어서 젊은 소비자층의 환영을 받은 것.

 NHN의 일본법인인 라인이 올 2월 선보인 초저가 통신 애플리케이션 ‘라인전화’는 한때 매일 10만 명씩 가입자가 늘었다. 요금이 분당 2엔(최저가)으로 NTT도코모 같은 대형 통신사의 10분의 1에 불과해 크게 인기를 끌었다.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가 꼽은 올 상반기 일본 소비시장의 히트 상품들이다. 무역협회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발행하는 경제정보지 ‘닛케이트렌드’를 토대로 최근 일본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했다. 닛케이트렌드에서 라인전화는 일본 ‘라쿠텐전화’와 함께 전기·전자 부문에서 인기 1위를 차지했다.

 무협 도쿄지부는 일본 소비시장이 온기(溫氣)를 되찾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 4월 법인세율 인상(5→8%) 이후 주춤했지만 아베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이 서서히 효과를 내고 있다고 풀이한 것. 실제 올 1분기 일본의 성장률은 5.9%로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일본 소비자들은 고정관념을 깬 역발상 제품(MM100)이나, 불필요한 기능을 뺀 실용적 서비스(라인전화)에 지갑을 열었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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