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미 열풍이 풍년 속의 쌀값 상승을 부채질하고있다. 「아끼바레」등 재래 일반미 생산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데 일반미를 찾는 소비자들의 광적인 일반미 기호와 취향으로 정부미를 일반미로 속여 파는 등 가짜 일반미가 판치고있다. 이 때문에 밥맛이 좋은 신품종 정부미(한 가마 2만8천5백원)가 일반미로 둔갑, 가마당(80㎏) 최고 4만8천원까지 올랐고 거래도 음성화하고 있다.
26일 서울시내 양곡상에 따르면 작년 추수기 전인 8, 9월의 단경기에도 가마당 3만5천원을 넘지 않았던 일반미 값이 요즘은 1만∼1만3천원이 올라 4만5천∼4만8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나마「아끼바레」로 대표되는 진짜 일반미는 사기가 힘들어 시중 단골 양곡상들에게 계약금까지 주어 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 들어 일반미 값이 이처럼 폭동 하는 것은 예년에 없이 생산량이 줄어든 때문, 당국 집계에 따르면 재래 일반미 생산량은 76년 1천8백23만섬(전체생산량의 50.3%) 77년 1천6백9만섬(38.6%)에서 작년에는 절반수준인 8백77만섬(21.8%)으로 격감했다.
이 가운데 생산농가의 자가 소비량이 3백20만섬. 결국 나머지 5백57만섬이 전국 대도시에 출하되고 있는 셈이다. 더우기 정부가 일반미 최고가격을 3만5천원에 묶어놓고 있는 데다 새마을 금고에서 학자금 등을 쉽게 융통할 수 있어 농가에서 일반미 출하마저 기피하고 있어 일반미의 하루 서울 반입량이 1천∼3천 가마에 불과한 실정이다.
서울에서 하루 쌀 소비량은 모두 3만4천여 가마. 정부미 방출량이 3만2천여 가마로 일반미로 충당되는 것은 고작 2천여 가마 정도다.
결국 16가마중 한 가마골(6%)로 진짜 일반미가 있는 셈이다.
가정주부 정순임씨(42·서울 서대문구 연희동)는『양곡상에「일반미 없음」이란 팻말이 붙어 있지만 4만8천원만 주면 일주일 안에 구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김영선씨(38·서울 용산구 복남동)는 『노인들이 하도 밥맛이 없다고 해 4만9천원을 주고 일반미 한 가마를 들여놓았더니 밀양 품종과 일반미가 반씩 섞여 있었다』고 했다. 일주일씩이나 기다려 비싼 돈을 주고 산 일반미가 결국은 모두 가짜 일반미다.
양곡상 김모씨(48·서울 마포구 간교동)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일반미만 찾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가짜 아니면 혼합 일반미를 팔고 있다』고 했다.
농수산부 당국자는 정부미 신품종인 밀양23호나 유신 벼는 맛이나 영양에 있어 일반미보다 조금도 손색이 없는 만큼 일반미 암거래 가격보다 2만원이 싼 정부미(2만8천5백원)를 사들여 상인들의 농간에 속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강남구 서초동 중앙양곡 협회 송갑식 회장은 정부 당국의 최고가격 통제로 농민→도매상→서초동 도매시장→소매상의 정상적인 유통 질서가 이루어지지 않아 변칙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고 지적, 최고 가격을 해제하여 일반미 값을 시장 기능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