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현대미술관 시설·일손이 부족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올해로 개관10주년을 맞는 국입현대미술관은 우리나라에서 명실공히 단하나뿐인 국입미술관으로서는, 늘어나는 미술인구에 비해 그 기능이나 시설이 너무나 부족하다.
더우기 정부가 지난12일 발표한 제2차문예진흥계획에 따르면 박물관이 「문화시설확충사업」의 중점적인 지원을 받도록 돼있어 국입현대미술관은 올해도 기능강화가 어려울 것같다.
국립미술관은 69년10월경면궁 전시관에서 개관됐다. 73년7월 덕수궁석조전을 빌어 이전. 오늘에 이르기까지『한국현역작가 1백인전』(73)『역대국전수상작품전』『한국미술대전』 (74∼78년) 등 괄목할만한 기획전을 열어왔으며 매년 국전을 비롯한 대관전으로 미술인구 저변학대에 다소 기여를 해온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국립미술관이 제기능을 제대로 발휘했느냐 하는 문제에는 많은 비판이 따른다.▲국립미술관으로서 면모를 보여줄 좋은 소장품이 적고▲이소장품을 보관·정리할 전문학예연구원(큐례이터)이 없으며▲늘어나는 미술인구를 수용하기에는 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있다.
이런 문제들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예산부족과 재정상의 문제등 정부의 정책적인 배려가 적기 때문이다.
올해 국립현대미술관의 작품구입비로 책정된 예산은 4천7백50만원. 78년의 3천만원보다는 60%가량이 증액됐지만 날로 치솟는 그림값에 비하면 결코 큰액수가 아니다. 작고화가나 원노화가의 작품이면 불과 몇점밖에 구입할수 없는 예산이다.
미술관이 현재 소장하고 있는 작품은 총2백86점. 이중 기증된 작품1백31점, 각기관의 관리전환품 37점을 빼면 10년동안 미술관 예산으로 사모은 것은 1백18점에 불과하다. 작품 구입비가 적기때문에 일반 미술애호가들은 좋은 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잃게된다.
직제상 학예연구직이 한명도 없다는 것도 국립현대미술관이 안고있는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 미술관 운영을 위한기획이나 미술품의 보전·처리를 담당할 전문직이 없어 전시과·서무과의 10여명 남짓한 직원들이 모든 일을 담당하고 있다. 손질이 필요한·미술품들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으며 심하게 상한 작품만이 외부기술자의 손을 빌어 수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술관은 올해 1명을 일본에 파견해 미술품의 과학적인 관리와 보존방법등을 연수시킬 계획이나 연차적으로 실시되기 위해서는 장부의 강력한 뒷받침이 필요하다. 국립미술관측은『현재의 소장품만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6∼7명의 전문직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한다.
또 현대미술의 발전을의해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새 미술관이 건립돼야 하는데 문학재관리국건물을 임대하고있는 현대미술관은 면적이나 시설면에서 늘어나는 미술인구를 갈망하기 어렵다.
작년 덕수궁 입장객은77년에 비해 30%가 늘어났는데 입강객중 90%가 국립현대미술관을 찾는 입강객. 늘어나는 관람객의 수용문제도 문제거리지만 큰 전시회가 있을 때마다 전시품들이 진열실에서 쫓겨나 창고로 내려간다.
봄·가을 국전과 기타3∼4회의 대규모 전시회를 합치면 1년에도 10여회는 오르내려야하니 작품훼손율이 그만큼 높아질수밖에 없다.
현대미술품은 고미술품못지않게 큰 의의를 지니고 있으므로 이제는 국립현대미술관도 기능강화를 하고 시설이 확충돼야 할 것이다.

<이재숙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