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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연구소 줄이어 설립 전문사서가 모자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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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들어 무더기로 쏟아지고있는 각종 정보자료를 처리할 전문사서의 절대수가 부족하여 과열「스카우트」현상까지 빚고 있다.
특히 전문사서의 인력난은 정부산하의 국영연구소가 잇달아 설립되고 대기업에 민간연구소 설립이 의무화되면서 더욱 가속될 조짐이다.
지난해만도 국토개발연구원·농촌경제연구원·자원개발연구소 등이 새로 생겼고 오는 3월에는 종합 「에너지」연구소(동자부산하)가, 4월에는 인구·인력연구원(경제기획원 산하)이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이같은 대규모연구소 내에 설치될 자료정보실의 요원은 10∼15명 정도. 이중 4∼5명은 대학원「코스」에서 정보처리에 관한 연구를 마치고 어느정도의 전문지식을 갖춘 사서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6월 자료관리를 전산화하는데 성공한 국제경제연구원자료정보실에는 현재 13명의 직원이 있는데 이중 4명이 전문사서. 그러나 정보량이 쌓임에 따라 이달안으로 2명의 직원을 더 채용할 계획이다.
이 연구원 한상완 실장은 각연구소와 기업체에서 전문사서를 쓰고싶다는 채용의뢰가 밀려오고 있다고 말하며 한국도서관협회(사무국강 박대권)에도 문의를 해오고 있다.
전문사서들에 대한 대우는 보통 일반연구원과 같은 수준으로 초봉30만원에 실장급이면 40만∼60만원의 후한 대접을 받고 있다. 일반기업체에서는 보통 과장급대우다.
이처럼 전문사서가 모자라는 까닭은 공급인력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
대학원에 도서관학전공이 있는 대학교는 연세대·성균관대·이화여대·중앙대·경북대 등 5개교뿐.
그나마 지금까지 배출된 학생은 모두 합쳐야 1백11명이다. 여기에 타대학 학사출신으로 1년의 단기양성기관인 성균관대부설 사서교육원 정사서과정을 마친 1백20명을 포함해도 전문사서의 가용인력은 2백31명정도다.
영국의 경우는 전문사서직 정원중 학사이후 과정이 전체의 51.55%이르러 우리나라의 14.38%와 비교도 안된다. 미국과 「캐나다」는 도서관 교육을 하고있는 기관이 무려 5백개교 이상에 달하며 대학원수준의 전문사서 양성기관도 1백18개교나 된다.
게다가 사서에 대한 인식부족도 문제. 종래 책의보관·정리와 열람을 위한 도서관봉사만이 사서업무의 전부인 것처럼 알려져 「정보시대의 첨병」으로서의 전문직 대접을 받지 못해왔기 때문이다.
지난70년 개정된 공무원임용령에 의해 우리나라의 사서관은 종전의 3급갑에서 3급을로 떨어졌다.
이처럼 도서관 운영의 전문성을 외면한 직제때문에 공공도서관의 사서들은 일에 보람을 느끼지못하고 「대접받는 자리」로 전직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사서 TO 61명중 17, 8명의 자리가 비어있는 채 지원자가 없어 메울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사서인력수급의 이같은 불균형은 시대적 요청에 따른 직제개편과 아울러 도서관법 개점 등 도서관정책을 개혁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방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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