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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령 「부곡온천」|온천 휴양지로 탈바꿈하는 "첩첩산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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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봄의 아지랑이 같기도 하고, 저녁을 짓는 농가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 같기도 한 자옥한 김이 온 마을을 뿌옇게 감싼 부곡온천. 요즘같이 바깥기온이 찬 겨울에는 해가 뜬 뒤에는 사라지지 않는 안개가 전국 제일의 고온수 온천임을 말해준다. 경남 창령군 부곡면 온정리 일대.
72년12월, 섭씨75도의 유황물이 펑펑 솟구쳐 나오면서 산간벽지이던 이 곳은 하루아침에 새로운 「레저·타운」으로 그 모습을 바꾸었다.
불과 몇년사이 「호텔」 1개소, 여관 등 숙박시설 2백여 개가 늘어서 창령군에서도 가장 번화한 거리가 형성됐고 사시사설 관광객들이 붐벼 군 당국이 온천종합개발에 착수, 91년까지 연간 2백50만 명을 수용 할 수 있는 각종 시설을 갖출 계획을 세우기에 이르렀다.
사업비만도 22억1만원. 이중 올해 안으로 6만1천 평이 구획 정리되어 「호텔」·여관·대중망·온천「풀」·상가·「헬쓰·센터」, 기타 위락시설이 들어서게 되며 현재 80%의 공사진척을 보이고 있다.
또 마을 한가운데로 폭 25∼35m·길이 5.7km, 폭 15m, 길이 7.2km의 2개 간선도로를 개설하고 낙동강 지류에서 물을 끌어들여 온천수에 의존하고 있는 상수도 급수원을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이밖에도 인근 덕암산·종암산을 잇는 산릉 일대에 관광「타워」를 세우며 l천5백평 규모의 아열대식 물 재배 단지를 만들고 부근에 「방갈로」와 유원지를 마련키로 했다.
오지였던 부곡면이 이처럼 변모하게 된 것은 신현택씨(57·서울 관악구 상도동561)의 첫 온천발견으로 비롯되었다.

<지명서 힌트 얻어>
64년 4월, 인공온천 발명특허까지 받았던 신씨는 8년 동안이나 전국을 돌아다니며 온천개발의 집념을 키워오다 경남 창령지방의 「부곡」과 「온정」이라는 지명에서 「힌트」를 얻어 지질조사 끝에 72년 겨울 지하 l백20m지점에서 뜨거운 물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부곡온천의 수질은 부산대 임해개발연구소의 검사결과 유황 81.7PPM, 「칼슘」 3.9PPM, 염소 12.9PPM, 철분 0.2PPM, 규소 34.1PPM으로 나타나 우리나라 최고의 유황온천으로 밝혀졌다.
부곡온천은 『옛날 송학사라는 분이 병이 있어 고생하던 중 이 부락의 뜨거운 자연수로 몸을 씻고 그 자리에서 완치됐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요즈음은 이 전설을 뒷받침하듯 자가용을 이용, 밀양·함양은 물론 서울·부산·대구·마산 등지에서까지 피부병 환자들이 하루 l백 명 이상씩 몰려 숙박시설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최고의 온천 수질>
특히 부곡온천은 유성 온양 동래 등 우리나라의 유명온천이 대부분 46∼47도 밖에 안 되는데 비해 이보다 30도나 높고 유황성분이 많아 질병치료에 효과가 더욱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창령군의 동남쪽에 위치한 부곡온천은 구마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부산·대구·마산 등지와 불과 30∼50km로, 경남·북 지방에서는 하루에도 충분히 다녀 갈 수 있으며 경부·남해 고속도로에서도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
또 부곡을 기점으로 마산·창원·울산의 산업단지와 한려수도·경주·지리산 등지와의 연결이 손쉬워 종합 관광권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남한에 있는 10여 개의 온천 가운데 처음 우리나라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

<주말엔 관광 행렬>
신라 때는 개소군(비사벌)으로 칭하다가 진흥왕 16년에는 하주로, 다시 헌종에 이르러서는 밀양군에 속했던 부곡은 1911년에 영산군으로 불리다가 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창령군에 포함됐다.
온천개발 전까지만 해도 이 곳은 해만 지면 맹수들이 우글거려 주민들이 바깥출입을 꺼렸던 두메산골이었다. 마산·부산 등지로 나가려면 8km떨어진 영산까지 산길을 걸어나가야 겨우 시외「버스」를 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부곡에서 떠나는 직행「버스」로 경남·북 어느 곳이든 1∼2시간이면 닿는다.
주말이면 서울·부산 등지의 관광 「버스」와 자가용이 행렬을 잇고 경상·전라지방에서 관광객이 잇달아 하나뿐인 「호텔」의 경우 1주일 전 예약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호텔」에 묵는 경우 하루 5천 원, 대중탕이면 한사람 목욕비 3백 원으로 서민들의 요양, 가족동반 관광지로서는 경남에서 첫 손에 꼽혀 주말이면 3천여 명, 평일에도 5, 6백명씩이나 찾아 들고 있다. 글 김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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