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사관 테러범 체포 … 힐러리가 웃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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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 오후(현지시간) 2012년 리비아 벵가지 미국 영사관을 공격했던 무장세력 지도자를 체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백악관을 떠나 피츠버그의 공장을 방문하던 길에 성명을 낸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공격받았을 때 아무리 시간이 오래 걸리든 책임자를 찾아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한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줬다”고 밝혔다.

 곧이어 국방부는 “15일 특수부대가 벵가지 영사관 습격 사건의 핵심 인물인 아흐메드 아부 카탈라를 체포해 리비아 외곽의 한 장소에 구금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국무부는 카탈라가 벵가지 사건을 주도한 무장단체 ‘안시르 알샤리아’의 지도자급 인물이라고 했고, 미 연방수사국(FBI)은 자신들도 이번 작전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국방부·국무부·FBI의 반응에서 보듯 카탈라를 체포했다는 소식에 오바마 행정부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시리아·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어 이라크 내전 등에서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서 더욱 그랬다.

 힐러리 클린턴(사진) 전 국무장관도 환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벵가지 사건에 대해선 아직 밝혀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9·11 테러 11주년인 2012년 9월 11일 리비아 벵가지에 위치한 미 영사관은 정체 모를 무장세력에게 습격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 등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 뒤 야당인 공화당에선 영사관이 공격받기 전에 정부가 사전 정보를 수집하거나 후속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문제가 많았다는 주장을 펴왔다. 특히 2016년 대선의 민주당 유력 주자인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장관직에 있을 때 발생한 사건이어서 공화당은 흠집내기의 소재로 활용해왔다. 그런 만큼 카탈라 체포 소식은 오바마 대통령에게나 클린턴 전 장관에게나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pmaster@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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