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TV폭발로 불 5명사망|폭음에 기절…질식·요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25일 하오11시쯤 인천시남구용현2동614 소명권씨(34) 집에 세든 우영출씨(39) 방에서 대한전선제품인 19「인치」TV의「브라운」관이 폭발, 불이나 우씨와 우씨의 맏딸 경혜(10·신광국교3년)·2녀 진선(9·신광국교2년)·3녀 진수(6)양·장남 만철군(4)등 일가족 5명이 질식, 또는 불에 타 숨졌다.
사고는 성탄절을 맞아 우씨등 일가족이 낮부터 TV를 켜놓고 밤늦게까지 계속 시청하던중 『펑』하는 굉음과 함께 「브라운」관이 과열되면서 튀어나온 불똥이 방바닥에 깔아둔 솜이불에 옮겨 붙어 일어났다.
우씨일가족은 성탄절특선명화에 정신을 팔고 있다가 갑작스런 폭음에 소스라치게 놀라 기절, 방을 미쳐 빠져나오지 못하고 방바닥에 그대로 쓰러져 참변을 당했다.
우씨의 부인 이옥희씨(34)는 연탄불이 꺼져 사고발생 3분전에 방을 나가 15분쯤 떨어진 구망가게에 숯을 사러나갔다가 화를 면했다.
불은 방안에 있던 장롱·전축 1대·이불등 가재도구와 천장을 태우고 30분만에 꺼졌다. 피해액은 30여만원(경찰추산).
사고를 처음 본 같은 집에 사는 김태경씨(27)에 따르면 건넌방에서 갑자기 「타이어」터지는 소리가나 나가보니 불길이 이미 창호지문에 옮겨 붙어 접근하지 못하고 이웃주민들과 함께 물을 끼얹어 불을 껐다.

<현장>
TV는 「브라운」관 앞 유리가 산산조각난 채 구멍이 훤히 뚫려있었고 겉면만 불에 그을린채 반쯤타다 말았다.
우씨는 굉음에 놀란듯 TV에서 1m쯤 뒤로 자빠져 불에 타 숨져있었고 2녀 진선양은 부엌문쪽으로 우씨와 같은 자세로 누워 불에 타 숨졌다.
장남 만석군·3녀정수양은 이불을 쓰고 엎어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에타 숨져있었다.
화재당시 뒷집에 살던 김대중씨(47·용현2동614)는 『펑』하는 함포사격같은 소리와 함께 유리창이 심하게 흔들려 뛰어 나가보니 우씨방에서 깨진 유리창사이로 불길이 솟아 나왔고 방안에서는 인기척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부인에게 119화재신고를 하도록 부탁한뒤 숯을 사러 나갔던 우씨부인 이씨와 함께 양동이로 물을 서너차례 퍼부었으나 불길을 잡을 수 없었다.
퓨즈작동 않은 듯

<원인수사>
경찰은 이 TV가 불량품인지 또는 다른 원인으로 「브라운」관이 터졌는지를 가리고있다.
경찰은 또 대한전선기술진과 함께 우씨가 16시간 정도 계속 TV를 시청했다는 점을 확인, 「퓨즈」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이「퓨즈」의 조약품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사고TV는 우씨가 2개월전 3년간 사용한 중고TV를 인근 대한전선대리점에서 11만원과 함께 새것으로 바꿨다. 이TV는 나무상자가 달린 장식용TV「세트」로 조립되어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