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의 협조 필요성|양 국민 거의가 인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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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일 양국은 서로 신뢰하지 않고 있는 사이이나 앞으로는 우호적인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양국 국민들은 판단하고 있다.
20, 21일 이틀간 일본 동경에서 열린 『한일「커뮤니케이션·심포지엄」에서 밝혀진 한일 양 국민의 대일·대한 의식 기본구조는 『좋아하는 나라는 아니며 신뢰도도 보통. 또는 별로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는 것이 공통. 그러나 한국인 (조사 대상자 1천79명)의 약 50%는 『안보·경제발전을 위해 미국 다음으로는 일본과 유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일본인 (조사 대상자 1천3백50명)도 일본의 안전을 위해 미국·중공·소련 다음으로 한국과 긴밀히 제휴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으로 보아 「한국 민은 일본이 한국을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일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어 「커뮤니케이션」면에 있어서도 역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한국 측 참석자의 논평이다.
한편 한국 민은 문화 전승국으로서, 일본인은 경제대국으로서 서로 우월감을 갖고 있으나 앞으로 5∼10년 후에는 한국의 경제가 일본경제 수준과 맞먹을 것(한국 63.5%, 일본 41.7%)으로 전망.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터진다면 『일본은 일본 안의 기지를 「유엔」군이 사용케 하여 간접 지원해 줄 것』을 한국 측(51·9%)이 기대하고 있으며, 일본측(64·9%)은 기지 이용·지원보다는 휴전을 조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과거 일본의 식민지 정책에 대해서는 한국인의 83.8%가 학정이었다고 평가했고 일본측도『44.1%가 매우 심했다. 그러나 과거를 잊고 앞으로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78.4%)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 민의 대부분은 일본국민을 근면하고 단결력이 강하며 민첩하나 이기적이고 여성적이며 솔직하지 못하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비해 일본인은 한국 민을 다소 부지런하고 약간 친절한 편이며 재빠르나 폐쇄적이고 다소 집단주의적이며 꽤 비민주적인 국민으로 보고있다.
양 국민이 완전히 의견을 같이하고 있는 것은 서로 『지지 않겠다』는 자세.
한국 민의 65·8%가 「스포츠」 경기에서 일본에 지는 것을 북한에 지는 것보다 더 싫어하고 일본도 소련 다음으로 한국에 지는 것에 분개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심포지엄」 참석자는 한국 측에서 황성모(충남대) 김규환(서울대) 오인환(연대) 이상희(서울대) 교수와 최종수씨(한국일보 논설위원)가, 일본측에서 「쓰지무라」(동경대) 「다께우찌」(동경대) 「이와오」(경응대) 「후루하따」(동경여대) 「쓰루끼」(경응대) 「이꾸따」(경응대)씨 등이다.
【동경=김두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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