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 내년에 14.5% 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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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아부다비 17일=외신종합】OPEC(석유수출국 기구) 각료 회의는 17일 내년도 원유 가격을 현행「배럴」당 12.70 「달러」에서 분기별로 4단계로 나눠 총 14.5% 인상키로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원유 가는 ▲내년 1월1일부터 5% ▲4월1일 3.89% ▲ 7월1일 2.294% ▲ 10월1일 2.691%가 각각 인상되어 결국「배럴」당 14.542「달러」가 된다.
OPEC 각료 회의는 80년 도의 유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내년 말에 OPEC 정례 회의를 소집하는 외에 내년 상반기 중「인플레」와 통화 불안이 현저할 경우에는 OPEC 특별 회의를 소집하여 유가를 재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16일부터 이틀 간「아랍」토후국 연방의「아부다비」에서 열린 OPEC 각료 회의는 이날 폐막 성명을 통해 그동안 검토해 오던 유가 산정 통화의 변경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미 「달러」화를 사용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이다」OPEC 사무총장은 원유가 14.5% 인상은 분기별로 분할 인상된 점을 감안하면 1년 전체를 통한 평균 인상 율은 10%에 불과하다고 강조하고 산유국들은 세계 경제가 가일층 성장하는 것을 지원키 위해 자신들의 손상을 전면 보상해 줄 수 있는 충분한 유가 인상은 자제했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각 국의 정치 및 경제 계 지도자들은 OPEC의 유가 인상폭이 당초 예상과 달리 대폭적인 것으로 결정되자 한결같이 놀라움과 우려를 나타냈다.
「제임즈·슐레진저」미「에너지」장관과「앨프리드·칸」백악관 물가 담당 보좌관은 금년도 OPEC의 대폭적인 유가 인상폭에 모두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면서 이 때문에 세계의 경제 회복과 「인플레」 억제 노력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으며 특히「슐레진저」장관은 미국의 경우 「인플레」가 평균 0.5% 이상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아메드·자키·야마니」「사우디아라비아」석유 상 역시 회의 후 기자들에게 OPEC 각료 회의의 이번 결정은 선진공업국 경제에 불황과 폭발적인「인플레」를 유발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경고하고 1980년에는 어떤 일이 있든 유가 동결 조치를 모색하겠다고 다짐했다.
세계 원유 생산의 30% 이상을 점유하는 OPEC가 79년 원유 가를 14.5% 인상할 경우 서방 석유 수입 국들의 연간 추가 부담은 약 2백억「달러」가 늘어나게 되어 무역수지 적자에 허덕이는 미국 등 주요 국가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하다. OPEC 산유량 중 3분의 1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산유국인「사우디」는 5% 인상을 적극 추진했으나 강경파 국가들의 반대로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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