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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위기 극복은 인간 우애의 회복으로"|말로 미 공개 회견기 발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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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앙드레·말로」 2주기 (11월23일)를 맞아 시사 주간지 「르·포앵」은 미 공개 회견기를 발표했다.
「유고」의 「자그레브」 대학 「자드로비크」 교수와 가진 이 최후의 회견기에서 「말로」는 다시 한번 세계에 윤리의 회복을 호소함으로써 몰락해 가는 문명의 위기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만일 인간이 우애로 돌아온다면 역사는 개선될 수 있다고 말하는 「말로」의 육성은 오늘날 우리에게 깊은 반성을 불러일으킨다.
▲부조리에 관하여=부조리의 의식은 2차 대전 후가 아니라 1차 대전 후에 왔다. 1918년 이후 많은 사람들은 세상이 살기 어려운 것을 실감했다. 즉 세계는 철학적으로 사색할 수 없는 부조리로 가득 차 있으며 하나의 새로운 세계가 낡은 세계를 청소하게 된다.
1917년의 혁명 (러시아)은 출발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내 소설의 주인공들 특히 『정복자들』외-은 이 같은 인간형이다. 이들은 사회 변혁을 갈망함과 동시에 인간은 하나의 불가사의임을 알게 된다.
▲혁명에 관해=1914년 이전의 지식인에 있어서 「마르크스」주의는 「유토피아」였다. 1922년에는 혁명은 이미 신비성을 잃었다. 「마르크스」주의는 한 국가의 정당화, 한 윤리의 기초가 되며 실현된 하나의 철학이 된 것이다.
「파리」의 지식인은 마음이 편할 수 없었다. 「러시아」에서는 모든 것이 해결됐다고 말한다. 이들은 혁명을 믿으려 하지만 회의도 남는다. 이들은 이 모순에서 탈출을 모색한다. 실존주의라고 부르는 것이 이 시기에 준비된 것이다.
▲지식인에 관해서=모든 지성은 연구하고 쓰며 작곡하고 그림을 그리는 절대적인 권리를 갖고 있음은 누구도 감히 부정하지 않는다. 이 문제에 관해 나는 「흐루시초프」와 의견이 접근했다. 나는 『만일 당신이 작가를 영혼의 기사라고 단정한다면 그들 자신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시오』라고 말했다. 「흐루시초프」는 나에게 동의한다고 말하고 싶은 듯 「제스처」를 썼다.
나는 이순간 그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즉 그는 「솔제니친」을 출판하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윤리적인 인자가 역사적 사건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윤리라는 단어 밑에 두가지 개념이 숨겨져 있다. 죄와 질. 문명은 그 자체 안에서 권리보다 의무가 더 크다는 느낌을 갖는 부류의 인간들을 겨냥할 때만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죄는 존재한다. 죄는 「크리스처니즘」에서와 「마르크스」주의에도 스며들었다. 그러나 나는 두가지 의미의 윤리가 너무나 잘 일치한다고 믿는다.
이것이 바로 내가 우애를 말하는 이유다.
이 표현에도 두가지 의미를 갖는다. 기독교적 우애와 혁명적 우애. 이 두개의 우애 사이에 가까운 요소가 없는 것일까? 심리전으로 유사성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이 두가지 경우 그래도 다른 경우가 이 경우보다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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