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계이론」의 미 외교학자 「로스나우」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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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의 대외정책은 앞으로 국내요인 때문에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그 이유는 미국지도계층의 대외정책에 대한 견해가 월남전을 계기로 심한 분극화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관계 연구소 초청으로 최근 방한한 「제임즈·로스나우」박사(미 남「캘리포니아」대 교수)의 이 같은 주장은 약화된 미국의 대외정책이 주한 미군 철수문제 등 대한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미도 된다.
미국의 교육학계의 「연계이론」의 선구자인 「로스나우」박사는 현 미국외교 정책결정에 이론적으로 크게 기여한 학자로 70년대 초반까지 이른바 『「로스나우」왕국』을 누렸다.
「로스나우」박사는 14일 『첫 발표 장소가 한국』이라고 밝힌 『미국지도계층의 대외정책에 대한 견해』를 주제로 한 연구발표에서 월남전 초기 미국의 전쟁개입에 대한 이들의 지지도가 51%였던 것이(비판 22%) 종전 무렵에는 비판세력이 57%급전(지지 22%)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같은 견해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지도계층의 견해의 통일은 앞으로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론에 발맞추지 않을 수 없는 미국의 대외정책은 파행적 경로를 걸을 가능성이 많음을 시사했다.
이 연구조사는 「로스나우」박사가 77년1월부터 4월 사이 군장성·고급공무원·교육계·노조간부·언론계 등「미국의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계층」의 2천2백81명을 대상으로 월남전을 전후해서 이들이 미국의 정책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느냐하는 것을 통계학적인 분석으로 시도한 것이다.
『최근 「브라운」미 국방장관이 한국을 방문하고 난 뒤 대한방위공약을 재확인했으나 그 공약의 변질가능성은 미국국내문제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믿느냐 안믿느냐의 판단은 극히 어려운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로스나우」박사는 자신의 연계이론을『지금까지 국제정치가 국내정치를 지배한 경우가 많았으나 사회의 분화와 국가이익의 분화현상으로 현대는 국내정치가 국제경치에 큰 영향력을 미치게돼 그 둘 사이에는 상호 극히 밀접한 관계를 가지게 됐다』는 말로 실명했다.
이것은 그의 연구결과 구체적으로 밝혀진 미국지도층의 견해 분극화는 비록 월남전을 계기로 비롯한 것이지만 앞으로 미국의 대외정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을 이론적으로 시사하고있다.
올해 54세의 「로스나우」박사는 「바드」대, 「존즈·홉킨즈」대, 「프린스턴」대를 거쳐 현재 미 국립과학재단 정치분과위원과 남「캘리포니아」대 부설 국제문제 연구소장을 겸하고 있다. 【진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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