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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글래스·인공지능 자동차…꿈을 현실로 만드는 혁신가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구글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페이지(41)는 지난 1월 14일 구글이 스마트 홈사업 스타트업 기업인 네스트랩(Nest Labs)을 인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32억 달러(약 3조4000억원)의 인수대금 전액을 현찰로 지급하는 파격적인 계약이었다. 2011년 모토로라 인수(125억 달러)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인수·합병(M&A)이 성사된 것이다.

구글이 지난 2월 3일(현지시간) 최종 인수한 네스트랩은 자동온도 조절장치와 화재경보기 전문회사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에서 아이팟과 아이폰이 탄생하는데 기여한 파델이 이젠 구글과 손잡고 일하게 됐다”고 전했다. 파델은 2008년 애플을 그만두고 동료였던 맷 로저와 함께 2010년 네스트를 열었다. 그는 창업한 지 불과 4년 만에 3조원을 벌어 들였다.

네스트랩은 사물과 인터넷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선도 업체다. 사물인터넷은 스마트 기기와 전자제품 등을 유·무선 통신으로 연결해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도 사물과 사물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나 환경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옷이나 시계·액세서리처럼 몸에 착용할 수 있는 형태의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인 웨어러블(wearable) 기기가 포함된다. ‘구글 글래스’와 같은 안경, ‘삼성 기어2’처럼 손목에 착용하는 시계 형태가 대표적이다. 사물인터넷과 연동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엄청난 가능성을 지닌 비즈니스로 평가받는다.

예를 들면 퇴근 전 스마트폰에 ‘귀가’라고 말해두면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밥솥과 오븐이 미리 작동해 저녁밥을 지어 놓는다.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로봇청소기를 자유자재로 움직여 집 안 모습을 구석구석 실시간 영상으로 살핀다. 이는 집 안에 있는 모든 전자 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물인터넷 시대가 앞으로 우리 앞에 가져다 줄 생활의 변화상이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구글과 손잡고 이런 노력을 펴고 있다. 사물인터넷 기반의 스마트 가전 시장은 앞으로 글로벌 IT업체들의 새로운 승부처가 될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내비건트리서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 가전 시장은 2013년 21억5000만 달러(약 2조3000억원)에서 연평균 48%씩 성장해 2020년에는 340억 달러(약 36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페이지는 최근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고,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스마트 카’ 협력 관계를 맺는 등 하드웨어 부문으로 구글의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창조적 혁신기업의 대명사로 출발한 구글의 혁신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클린 에너지의 옹호자이기도 한 그는 캘리포니아주 팰로 앨토의 자택에서 가정의 에너지원으로 연료 전지 등을 사용하고 있으며 빗물을 받아서 걸러 쓰고 있다. 그는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방법을 사업 아이디어로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가 클린 에너지 사업과 인식음성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그는 “컴퓨터가 더욱 똑똑해져야 한다”며 “컴퓨터의 형태가 PC에서 안경·시계 등 웨어러블 기기로 전환함에 따라, 컴퓨터가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인공지능 위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글이 발표한 안드로이드 웨어는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할 뿐만 아니라 심장 박동 상태·운동 거리 등을 수시로 체크할 수 있다. 컴퓨터의 진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페이지가 4억 달러(약 4336억원)를 들여 인수한 ‘딥 마인드’는 직원이 약 50명에 불과한 신생업체다. 그는 이 회사 인수를 계기로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인공지능 로봇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 페이지는 ‘룬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통신 장비를 헬륨 열기구를 이용해 띄워 전 세계에 무선 인터넷을 공급하겠다는 구글의 야심찬 계획이다.

페이지는 1998년 세르게이 브린과 인터넷 검색엔진인 구글을 공동 창업했다. 처음엔 전문경영인인 에릭 슈미트 회장에게 경영을 맡겨오다 2011년 4월 페이지가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그는 사업을 끝없이 확장해 갔다. 위성사진 제공업체인 구글어스를 비롯해 온라인 비디오 사이트인 유튜브, 당일 배송 시스템 ‘구글 쇼핑 익스프레스’도 운영 중이다. 휴대전화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플랫폼도 개발, 삼성전자를 비롯한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또, 웨어러블 기기인 구글 글래스 등을 현실화했으며 인공지능 무인자동차도 실험중이다. 페이지는 꿈을 현실로 옮기는 실천적인 혁신가로 세계를 바꾸는 데 일조하고 있다.

정지원 자유기고가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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