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모씨 조각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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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조각가 정관모씨는 「기념비적윤목」이라는 명제를 가진 근작 30여점으로 13∼19일 청년작가 회관에서 조각전을 열었다.
윤목이란 다섯모의 목주를 주사위처럼 굴리는 재래의 유희구. 그것을 뜰이나 야외에 세울 만큼 조형적으로 확대하고 재구성한 작품들이다.
한동안 울멍울멍 움직이는 듯한 양괴의 표현에 열중했던 이 40대 초의 작가는 근년 「기념비적 윤목」에 집착하면서 보다 단순화한 형태의 부동체를 가지고 오늘의 생활공간속에서의 「액선트」를 찾고 있다.
그의 이러한 착상은 도표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한국의 장승군이라든가, 「인디언」의 「토템플」, 혹은 이정이나 방향팻말 등이 주는 시각효과를 변형, 우리 주변에 새로운 기념비로 세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주로 나무를 쓰기 좋아하며 연장자국이 드러난 자연스런 면처리와 검은 취색에 의한 안정감, 눈금의 단속적인 「리듬」 등 독자적인 양식으로 다양한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홍대 출신으로 도미해 「크랜브루크」 미술학교를 나왔고 현재 계성여사대교수. 청년작가회의 실질적 「리더」로서 자체 전시장을 마련하는 등 의욕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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