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C는 삼삼한 김치에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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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윤서석교수댁(중대사범대학장·식생활)>
지역적인 풍토나 오랫동안의 입맛을 배려하지 않고 무조전 양념이 적은 김치를 권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요즘 우리의 김치는 기후에 관계없이 어느 지방에서나 고추를 많이 넣어 점점 더 자극적으로 돼가고 있다.
짜지않게 김치를 담그게 되면 저장문제가 큰 어려움인데 중부지방의 경우 저장온도를 5도 전후로만 유지시킬수 있다면 꼭 짜게 담가야 할 필요는 없다. 더우기 겨울에는 「비타민」C의 섭취가 부족할 때이므로 삼삼한 김치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문제는 매운맛에 익숙해진 우리들에게 입맛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있다. 고춧가루를 적게 쓰는 대신 실고추를 넣거나 갓을 이용하면 시원하고 찡한 맛의 김치를 담글수 있다. 양념을 적게 쓸 경우에는 배추·무우의 맛이 두드러지므로 잘 골라야 한다.
예전에 남쪽지방의 배추는 물기가 적고 시원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양념을 많이 하고 녹말풀도 넣기도 했는데 근래에는 남쪽지방의 배추·무우도 많이 개량됐으므로 양념으로 김치맛을 내야할 필요는 없다.
우리집 식구들도 매운김치를 무척 즐겼으나 이게 나이가 많아지니까 점차 싱겁고 담박한 김치가 입맛에 당긴다.
고춧가루를 적게 쓰고 맛있는 김치를 소개하면―.

<갓국물김치>
예전에는 산갓김치로 불리었는데 톡쏘는 국물이 일미다. 근래에는 전라도지방에서 젓갈·고춧가루를 많이 넣어 담그고 있는데 양념을 적게 넣는 것이 전통적인 방법.

<만드는 법>①싱싱한 갓을 깨끗이 다듬어 삼삼하게 절여놓는다. ②마늘·파·생강·오이·파등을 채쳐 놓아 갓과 소금, 썰어놓은 실고추와 함께 버무린다. 실고추는 너무 가늘지 않게 썬다. 아주 붉은 고추보다는 푸른기가 있는 반붉은 고추를 넣는 것이 시원하다. ③독에 넣고 양념국물을 충분히 붓는다. 오래 저장할 수 없으므로 조금씩 담가야한다.

<백보쌈김치>
고춧가루를 쓰지 않고 실고추만으로 담그는 담박한 김치.

<만드는 법>①배추를 15시간쯤 절인후 흰줄기부분을 2토막 쳐둔다. ②잘라낸 토막을 그릇에 담은후 젓국을 붓는다. ③무우는 납작하게 썰어 젓국에 절이고 파·미나리·갓·실고추·밤·낙지등도 모양있게 썬다. ④위의 재료를 버무려 배추 사이사이에 끼우고 잎으로 잘 싸서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는다. ⑥젓국물이나 쇠고기 삶은 국물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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