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으로 부상하는 중앙-대소군비·근대화 경비 조달하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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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공과 국제석유자본이중공의 석유개발에 관해 이해를 같이하고 최근 급속하게 가까워지고 있다.
이미 발해만과 남지나해 주장 델터의 대륙붕 탐사개발에는 국제석유자본(메이저)이 직접 기술협력과 자본을 제공하기로 쌍방이 결정했고 엑슨·유니언 등 4개 메이저 회사들은 현지시찰을 마치고 계약단계에 들어갔다.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 슐레진저 미 에너지청 장관이 북경을 방문해서 중공당국자와 미국이 중공의 석유개발에 기술협력을 제공하는 협정에 합의했다.
메이저가 중공의 석유개발에 눈을 돌린 것은 74년부터였다. 메이저는 미 행정부를 움직여 중공과의 예상되는 마찰을 막기 위해 한국과 대만연안에서 미국석유회사의 대륙붕 탐사계획을 모두 취소토록 했다.
중공을 방문한 미 상원의 석유전문가인 헨릭·잭슨 의원이 보고서에서 미·중공이 에너지 문제만큼·상호이해가 일치하는 분야도 없다고 카터 미 행정부에 정부 수뇌급의 빈번한 교류나 협력의 방법을 권고한 것도 그런 배경이 있기 때문임은 말할 것도 없다.
메이거의 이런 움직임의 배경에는 중동 등 다른 지역 석유부존자원이 곧 거의 바닥이 날 전망이 짙은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메이거의 영향력을 점점 약화시키고 있는 터에 앞으로 남은 석유보고는 중공뿐이라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중공쪽 사정은 훨씬 절박하다. 중공은 근대화와 대소포위망구축이라는 두가지 전략을 동시에 수행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할 뿐 아니라서 서방측을 자국에 붙들어 매야할 다급한 형편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국방산업과 중화학공업의 기초를 다지는데 중공은 총 투자액 6천억 달러가 필요하며 모든 공업부문에서 외국기술을 도입해야 한다.
85년까지 이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외화가 소요되는데 그러자면 거대한 규모의 석유개발과 대량의 수출이 필요하다.
그러나 중공의 현 기술수준으로는 연안의 석유탐사 경비도 멀수 없다. 연산 1억t의 해저석유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액만 해도 대충 1백억 달러 정도.
그런데 중공은 8∼10년 후에는 대륙붕에서만 연산 수억t의 생산을 계획하고 있을 정도다.
게다가 석유판로를 틀어쥐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메이저이기 때문에 중공이 메이저와 손을 잡지 않고는 석유개발을 성공적으로 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이런 공통의 기반을 갖게된 기본적 출발점은 미·중공 양국이 70년대에 들어와서 소련을 상대로 한 전략적 측면에서 이해를 같이했다는데 있다.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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