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소리』책 펴낸 명창 오복녀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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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관산융마(관상융마)』『수심가』로 주요 무형문화재 제29호로 지정받은 서도창의 명창 오복녀씨(65)가 최근 『서도소리』란 책을 펴내 화제.
처음으로 서도창을 집대성한 이책은 사륙배판 1백80여「페이지」에 「목쓰는(발성) 요령」 42가지로부터 16개 서도창의 채보, 71개창의 가사를 담은 것이다.
꼭따라 가사따라 창의 맛을 더 하는 장구장단 19가지도 채보에 함께 수록했다.
『71년 인간문화재로 지정받고부터 전수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악보가 없으니까 내가 배우고 익힌대로 가르치면서 창마다 이목(대목)에는 아랫배에 힘을 주고 저목에서는 가슴에서 나오는 소리를 내고 이렇게 정리해 나갔어요. 가르치는 것이 큰 공부더군요.』 본격적으로 국악 10선의 악보에 정리를 시작한 것은 76년 겨울부터라고 한다.
서도창은 평안도와 황해도지방에서 발달한 북쪽사람 특유의 꿋꿋하고 씩씩한 기상과 한 맺힌 수심이 서려있는 노래.
『소리를 대쪽같이 뽑아내고, 은실처럼 빼어 흔들다 찌르고는 챙챙감고 다시 애원하듯 조르듯 하는 수십가지 서도소리의 기교는 목자랑·숨자랑이지요. 알고 들으면 기가 막히지요.』 특히 자신이 기능보유자로 지정받은 『관산융마』는 1귀절 14자를 노래하는데 3분이 걸리는 숨이 긴 노래라는 설명이다.
서도창이 널리 이해되지 못하고 후학도 많지 않은 것이 안타까와 더욱 서둘러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제는 가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허망해지는군요.』 평양 출신으로 16세때 구성진 서도창의 가락에 반해 창의 세계로 들어선지 벌써 50여년. 가족으로는 장성해 분가한 외아들이 있다. 현재 서울영동 13평 서민「아파트」에서 전수생을 가르치며 조용히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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