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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지킴이 '아름지기' 다섯 번째 아름다운 바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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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25일 열린 제5회 아름지기 바자에 참여한 아름지기의 배혜순·유연희 운영위원, 정민자 고문, 신연균 이사장, 이명희·이운경 운영위원, 정인숙 감사(가운뎃줄 왼쪽부터)가 기념 촬영을 했다. [최승식 기자]

“올해로 다섯 번째지?”

 11일 오전 10시40분쯤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브라운8’의 계단 맨 앞줄에 앉은 김현정(61·삼성동)씨가 언니인 김민정(63·청담동)씨에게 물었다. 그들은 재단법인 아름지기(이사장 신연균)와 프리미엄 멤버십 월간지 헤렌이 공동 주최한 바자의 개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둘은 올해 5회를 맞는 아름지기 바자를 거르지 않고 참여해왔다고 한다. 언니 김씨는 지난해 바자에서 7만원을 주고 산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었다. 동생 김씨는 “검증된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데다 기부까지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즐거워했다.

 이번 행사에는 에르메스· 불가리 등 해외 명품 업체와 국내 신진 브랜드 등 총 150여 개 업체가 참여해 30~50% 할인된 가격으로 패션·화장품·리빙 제품을 판매했다. 행사의 수익금은 비영리 재단법인 아름지기의 활동비로 쓰인다. 아름지기 신연균 이사장은 “행사에 참여한 명품 브랜드는 스스로의 전통과 문화를 지키려는 노력의 결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의·식·주 문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브랜드를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재단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5년째 행사를 치르다 보니 알만한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 ‘찜’ 경쟁이 치열했다. 명품존 한가운데 걸려있던 최영욱 작가의 그림 ‘카르마(Karma)’ 3점과 배우 김윤진씨가 맞춤 제작 후 기부한 펜디 피카부 백은 오전 11시 개장과 동시에 팔렸다. 중고 명품 브랜드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빈티지 존은 줄을 서서 입장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한남동에서 온 고우리(29·피아니스트)씨는 “겨울 패딩 조끼를 3만원에 구입해 횡재했다”며 “좋은 브랜드의 제품을 부담없는 가격에 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의 옷공방도 눈길을 끌었다. 올해 처음 참여한 옷공방에선 100쪽의 흰 천을 이어 붙인 백일복과 오방색의 조각 천을 손바느질로 한땀한땀 이어 만든 돌복·침구류 등을 선보였다. 옷공방장인 조효숙 가천대 부총장(의상학 교수)은 “전통 문화의 고급화와 대중화를 위해 전통 기법으로 만든 고급 한복과 대중적 침구류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맛공방에서 판매한 생강청·은달래 장아찌·육포 등에도 사람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바자에선 아름지기 유연희 운영위원 등 1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파란 앞치마를 두르고 5시간 동안 물건을 판매했다. 세월호의 영향으로 인해 예년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1000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익금은 지난해와 같은 2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글=김경진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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