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7개 지구 현장 중계-속초-인제-양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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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9대 선거 때 공화당에서 정일권, 신민당에서 김종호(국회 도서관장), 신민당으로 김인기씨(당선 후 신민당 입당) 등 3명만이 경합해 정 의장이 2위 당선자인 김인기씨의 1만8천 표의 3배 이상(5만8천 표)을 득표했던 곳.
득표력을 과시한 「거물」에 여당 경쟁자가 선뜻 나서지 않고 있으나 다만 강원도 지사를 지냈고 고성이 고향인 박경원씨가 지사 때의 지면과 연고를 찾아 조용한 탐색전을 펴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망설이는 단계」.
정 의장도 그 곳에서 완벽하지만은 않다. 이곳 출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의장쪽에서는 『이 지역의 인구 분포가 토박이 25%·영남 25%·호남 20%인데 비해 정 의장 출신 지역인 함경도 출신이 30%로 돼 있어 지연 애로는 없다』고 설명하고 과거의 득표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고 말한다.
오히려 관심은 야당쪽에 쏠려 있다. 긴급조치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된 김인기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함으로써 비게 된 자리를 놓고 원외에서 20년간 골수 야당을 해봤다는 지구당 위원장 김희관씨(김영삼계·속초)·이철승 대표를 등에 업은 허경구씨(정치학 박사·인제)·이안성씨(전당 중앙위원)가 공천 경주.
김씨는 이곳 터줏대감의 고참이지만 비주류라는 「핸디캡」이 있는 반면, 허씨는 신참이라 조직이 약한 것이 흠.
신민당 내의 이런 틈을 노려 만만찮게 파고드는 인물이 함종윤씨(양양). 오랜 야당 생활 끝에 유정회 1기 의원으로 전신했다가 이번에는 무소속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 지역에서 4차례 출마해 은「메달」에만 그쳤었던 함씨는 선거 때마다 동원했던 조직과 인간관계가 상존, 이번 선거에 임하는 여세와 집념은 대단하다.
전매청·국세청 재직시 기반을 다졌다는 정재철씨(신용 보증 기금 이사장)도 무소속 출마 희망자.
지난 6년간 정 의장은 속초시가 벌이는 「고향 심기 운동」을 자신의 운동으로 삼아 왔고 한계령 관광 도로, 인제∼신남, 속초∼고성간의 국도 포장, 속초 항만 축조 및 상수도 확장 공사, 유권자 서울 관광 안내 등의 성적표를 내 놓고 있는 상태.
함씨는 서울 집을 팔아 속초의 낙천 여관에 내려와 버티며 일선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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