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고종이 전의였던 독일인「분슈」박사에게 하사한 단원 김홍도의 10폭 병풍 풍속화 「슬라이드」가 29일 국립박물관에서 「분슈」박사의 따님에 의해 공개됐다.
이조후기의 풍속화 가운데 가장 압권의 걸작으로 보이는 이 풍속화는 진채(진채)로서『대보름 달맞이』『누에치기 경직도』『농가의 추수』『꽃봄의 시회도』등 한국인의 생활 풍습을 연중행사로 담고 있다. 특히 폭마다 여러 장면을 함께 담음으로써 인물만도 수백명이 등장돼 있다.
「분슈」박사의 따님인「크라우젠」 여사(71·서독뒤셀도르프)는 이 그림의 감정을 위해 세부까지 낱낱이 촬영한 「슬라이드」를 갖고 한국을 찾아왔다. 고 「분슈」박사는 1901∼1905년에 고종의 전의로 있었으며 당시 3개의 병풍을 받았으나 그중 2개는 2차대전중 없어졌다고 한다.
박물관 수석학예연구관 정량모씨는『회화사에서만이 아니라 18세기 풍속 연구에 아주 소중한 자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