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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債 시장 살아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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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신용카드사의 부실화 우려로 뚝 끊겼던 카드채에 대한 매기(買氣)가 개인과 중소형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다.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과 카드사 대주주들이 증자계획을 발표한 이후에는 증권사 창구로 카드채 매입 문의가 늘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7일 최근 10일간 창구를 통해 1천억원어치의 카드채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도 최근 2천억원 규모의 카드채 및 삼성캐피털 채권을 창구에서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현대증권과 LG투자증권도 카드채 창구판매가 활기를 띠고 있다.

동양증권은 이처럼 카드채에 대한 수요가 늘자 조만간 카드채 특별판매 행사를 벌일 계획까지 세웠다.

증권사 창구에서 팔리는 카드채는 삼성카드.국민카드 등 든든한 대주주가 버티고 있는 카드사가 발행한 것들이다.

특히 만기가 3개월이나 6개월 남은 것이 인기다. 금리는 만기에 따라 3개월짜리는 연 6%, 6개월짜리는 연 6.5~7% 수준으로 연 4% 안팎인 은행 정기예금이나 MMF보다 2~2.5%포인트 높다.

카드채를 매입하는 세력은 주로 일반법인.개인투자자와 새마을금고.신용협동조합.저축은행 등 중소형 금융기관들이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정부의 만기연장 조치에서 제외된 일반 법인이나 개인 및 중소 금융기관들이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카드채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안정대책과 대주주 증자계획 발표로 카드사가 당장 유동성 위기를 겪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창구 판매는 단기물에 국한돼 있다. 만기가 1년 이상 남은 채권은 인기가 없다. 신용카드사가 단기간에 부도가 나지는 않겠지만 부실을 털고 정상화될지는 좀더 지켜보겠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창구에서 팔리는 카드채의 95% 이상은 만기가 1년 미만"이라며 "아직까지 장기물에 대한 수요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시에서는 카드사의 주가가 연일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카드와 외환카드는 지난 주말에 이어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LG카드는 지난 주말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7일에는 10%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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