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독자 사로잡은 『터널』|어떤 기자의 체험을 역은 창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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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 신문 기자의 체험적 증언이 금년 여름철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등장, 「파리」의 출판계를 놀라게 했다. 전 「파리·마치」 기자였으며 현재 방송국에 근무중인 「앙드레·라카즈」의 『터널』이라는 책이 그것이다.
「나치」 독일을 원한에 사무치게 증오하는 「프랑스」의 독자들에게 「나치」 강제 수용소 안의 저항을 극명하게 묘사한 이 작품은 깊은 문학성과 함께 등골에 식은땀을 흘리게 하는 짜릿한 재미로 피서철 읽을거리로서 큰 흥미를 끈 것 같다.
이 작품은 지난 2개월 동안 계속 「베스트셀러」 l위로 30만부 판매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5백40「페이지」나 되는 대 증언 기록으로서 그토록 많은 「프랑스」인들로 하여금 단숨에 독파케 하는 마력을 발휘하고 잇는 이 책은 「오스트리아」와「 유고슬라비아」 국경상의 「카라완켄」산에 「나치」군이 전략 「터널」을 뚫는 1943년의 해묵은 이야기이지만 「나치」 저항 운동에 앞장섰던 작가 자신의 체험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나치」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해치는데 생명을 바치려는 이들에게 「티토」의 「빨치산」군 소속 소녀의 도움은 「터널」 작업반을 저항군으로 변모시키는 계기를 만든다
이 작품은 「솔제니친」의 『후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와 비교될 만큼 문학성도 인정받고 있다. 체험을 완벽하게 되살려 낸 요술법은 작가의 기자적인 경험에서 나왔으며 또 객관성이 효과를 배가했다는 해석이다.
그러면서도 『인간의 생명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휴머니즘」을 강조하기도 한다.
『조금도 숨기지 않고 조금도 삭제하지 않고 35년 전에 있었던 나의 체험을 이야기 하려했을 뿐이다. 1943년 수용소 안에서 살아 남으려고 발버둥이치는 영웅주의·나태성, 머리로 짜낸 책략…모든 것을 말하고자 했다』는 작가의 변.
『터널』은 분명코 한 여름 「프랑스」 출판계의 큰 이변임에 틀림없다. 「터널」은 얼마 전 불 기자 협회상까지 받아 기록 문학의 진가를 인정받았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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