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백75g과 6백g 한 근의 무게 두 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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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며칠전 오랜만에 집사람과 같이 시장엘 갔다가 고추가게에 들러 마른 고추 2근을 샀읍니다.
양이 몹시 적은 듯하여 주인에게 『왜 이렇게 적으냐』고 항의했더니 틀림없이 2근이라며 다시 저울에 고추를 올려놓더군요.
저울눈금을 자세히 살펴보니 7백50g이 아니겠어요.
『2근이면 1천2백g을 줘야 하지 않습니까.』 의아스러워하는 저에게 주인이 퉁명스럽게 내뱉는 말. 『이 아저씨, 고추 안 사보셨군요. 고추는 1근이 3백75g이예요)
집사람은 『괜히 쓸데없는 얘길 해서 망신을 당하느냐』고 힐책했읍니다.
주부들에게는 벌써부터 3백50g이 1근으로 통용되고 있다는 설명이었읍니다.
고추뿐 아니라 딸기·포도 등·과실도 마찬가지라더군요. 1근이면 상식적으로 6백g으로 알고있는 남자들이 바보일까요.
이같이 상인들의 편의대로 부른다면 3백g한 근, 2백g 한 근이 될 날도 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성백송·경기도 부천시 춘의동 161 2통5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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