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월 수입 예상 밖 급감 … 한국산이 일본보다 더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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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올 5월 중국의 한국 제품 수입이 눈에 띄게 줄었다. 중국 기업들이 경기 둔화 와중에 원자재·중간재 수입을 줄이고 있는 탓으로 풀이됐다.

 중국 관세청인 해관총서는 “5월 한 달 동안 한국산 수입은 5.2% 줄었다”고 8일 발표했다.

네덜란드산(-17.3%), 남아공산(-11.4%), 동남아산(-5.4%) 다음으로 많이 감소했다. 철광석과 석탄 등 호주산과 같은 감소율을 보였다. 더욱이 영토분쟁 등으로 중국 내 반일감정 영향을 받은 일본산 수입(-1.1)보다도 더 많이 줄었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중국 경기가 둔화하는 바람에 소비재보다는 원자재와 중간재 수입이 더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원유와 석탄 등은 -3~-11% 정도씩 감소했다. 중간재와 설비 수입은 -1.6~-64.6% 정도씩 감소했다.

 5월 중국 전체 수입액은 한 해 전 같은 기간과 견줘 1.6% 적었다. 예상치는 6% 증가였다. 블룸버그는 “5월 수입이 예상보다 급감한 것은 제조업 둔화 지속을 시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풀이”라고 전했다. 한국산 수입이 당분간 계속 줄어들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에 중국의 5월 수출은 7% 늘었다. 증가율이 예상치(6.7%)보다는 조금 높았다. 수입은 급감하고 수출은 예상보다 늘어 무역흑자가 5년 최고치(359억20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수출이 경기 둔화를 어느 정도 막아줄 것이란 기대가 일고 있다.

 다만 1~5월 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줄었다. 수출 흐름이 그다지 좋지만은 않은 셈이다. 중국 기업들이 5월 한 달 동안 생산을 줄이면서 재고품을 밀어내는 식으로 수출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경기 둔화의 가장 큰 요인인 부동산시장과 건설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공공주택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중국 정부가 시중은행들의 출자를 받아 조성한 펀드로 모기지(장기 주택담보 대출) 채권을 사들이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은행에 쌓여 있는 자금을 주택시장으로 유도하는 정책이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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