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보인 고대-현대전 이성 잃은 난투 벌여 오점|여자농구 태평양독주에 화려한 플레이 없어 팬 실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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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고려대와 현대의 한판싸움은 대학특유의 투지가 노련미의 실업을 무너뜨린 것이라 하겠다.
힘을 위주로 하는 이두「팀」의 결승진출로 한국남자농구는 새로운 이정표를 맞이했다는 것이 농구계의 중론인데 현대는 다잡아놓은 대어를 바구니에 담다 놓친격이 되고 말았다. 경기종료 4분30초를 남기고 5「골」이나 앞서 대세가 판가름난 듯 했으나 잠깐의 만심으로 승리를 현상하고 만 것이다. 이때 현대는 철저하게 지공을 벌이든가 계속 「페이스」를 늦추지 말아야했는데 「벤치」나 선수들이 모두 승리감에 취해 해이해졌던 것이다.
근래에 드문 이날의 명승부는 후반 종료직전 양「팀」선수사이의 난투극과 관중석에서 유리병투척으로 『옥의 티』가 되고 말았다.
사고는 경기종료 8초를 남기고 현대의 수비하던 배기남이 고려대 황유하의 목을 잡아채자 일어났던 것으로 두 「팀」은 난투극을 전개, 눈위가 찢어져 3바늘이나 꿰매고 다시나온 고
여대의 이동균이 깨진 유리조각을 현대선수들에게 던지는 등 근래에 없는 추태를 보이고 말았다.
고려대는 이날의 승리로 34승1무의 전승기록을 세워 지난72∼73년 같은 고려대진가 일 「코치」(현「코오롱·코치」)가 세운 38연승기록에 도전하고있어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기도 하다.
○…남자농구가 매「게임」좋은 경기로 「팬」들을 매료시킨 반면 여자농구는 내용 없는 출전으로 흥미를 반감시켰다.
제7회「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우승함으로써 여자농구는 활기를 다시 찾는 듯 했으나 이번 대회에서 박찬숙이 버티고 있는 태평양화학이 무적으로 등장, 연전 연승을 거두자 「팬」들은 흥미를 잃은 듯했으며 그밖에 각「팀」이 새로운 전술은 물론「뉴·스타」도 배출치 못해 그 실망의 심도는 컸던 듯 했다.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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