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폭동 격화로 「이란」왕정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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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파리 AFP동양】「이란」의 민족전선지도자 「모하메드·모사데크」에 의해 실각됐던 「팔레비」「이란」왕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도움으로 재집권한지 25년 만인 지금 「이란」의 전국 주요도시는 폭동의 소용돌이 속에 휩싸여있다.
많은 관측통들은 CIA가 서방에 전략적으로 지극히 중요한 요충지인 「이란」의 사태에 다시 개입할 것인지 궁금해하고 있으며 만약 CIA가 개입할 경우 전국적 혼란을 막기 위해 군부를 권좌에 앉히지 않을까 보고 있다.
그러나 전국에 걸친 「데모」와 약탈, 격분한 군중, 그리고 경찰의 강력한 진압방법과 군부에 대한 질서유지 호소 등으로 미루어 보아 「이란」이 이미 작년부터 혼란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 확실하다.
야당세력은 부패와 권위주의로 물들어있는 왕권을 즉각 폐지하고 대신 「팔레비」왕이 고려하기조차 거부하고 있는 진정한 의회정치제도로 복귀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강력한 「이란」군부다. 이 사실은 정부뿐만 아니라 조직이 와해상태에 있는 야당 및 심지어 「이란」군의 훈련과 장비제공을 맡아왔으며 현재 1만2천명의 군사고문단을 주둔시키고 있는 미국정부도 의심하지 않고 있다.
군부는 그러나 현재로서는 왕권에 대해 무조건 충성을 보내고 있다.
관측통들은 최근 「카터」미 대통령이 「이란」에 최신 「레이다」요격체제의 제공을 거부한 것은 미 행정부가 「팔레비」정권의 미래에 의문을 갖고 있다는 표시라고 해석한다.
외국 관측통들은 폭동이 지난 74년 이후의 석유「붐」을 타고 작성된 「팔레비」왕의 과욕적 현대화계획 때문이라고 보고있다.
이같은 석유「봄」이 일어난지 4년만에 「이란」은 막강한 군사력과 공업화의 기초를 갖추게됐다. 그러나 사회적 불균형 속에서 이룩한 「환상적 성장」의 댓가로 검소하기 이를데 없던 국민전통의 붕괴, 국제허용 기준치보다 7배나 높은 도시공해, 그리고 부패한 재벌계급의 형성 등의 부작용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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