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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숲 속서… 보름 전 자살한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물리학자 김희규 박사(56·동국대 교수)가 실종17일 만인 10일 하오4시쯤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도봉산 중턱 오솔길 숲 속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김 교수의 시체는 칠석 불공을 드리고 하산하던 이건??씨(45·서울 성동구청 청소부)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시체는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해 있었으며 경찰은 사망시간을 15일전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김 교수의 주민등록증과 안경·의복 등 소지품을 현장에서 발견, 김 교수임을 확인했다. 경찰은 김 교수가 연구실적이 부진한데다 학자로서의 한계점을 느껴 심한 우울증세로 자살한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유서는 없었다.

<주변에는 소줏병 전자시계는 작동><발견>
암자 은석암에 이르는 도봉산 등산로에서 옆으로 7m쯤 떨어진 후미진 숲 속에 김 교수는 비스듬히 누운 자세로 숨져있었다.
김 교수 머리맡에는 감색양복상의가 곱게 접어져 있었고 종로3가 재건화공약품에서 사갔던 청산가리·염화「암모늄」병이 놓여있었으며「암모늄」병은 마개가 닫힌 채 그대로였다.
또 2홉들이 빈 소줏병 1개와「사이다」병 1개·땅콩봉지「플래스틱·컵」이 주위에 흩어져 있어 경찰은 김 교수가 소주를 마신 뒤「사이다」에 청산가리를 타 마신 것으로 추정했다.
「세이코」전자팔목 시계는 정확히 돌아가고 있었으며 3푼「다이어」가 박힌 백금 반지도 그대로 있었다.

<5월에 부부동반「하이킹」갔던 장소><현장>
은석암 오솔길은 입산금지 구역으로 인적이 드문 잡초와 물오리나무 등이 우거져 은폐가 쉬운 곳으로 지난5월 김 교수부부와 친구인 단국대공대학장 고명원 교수 부부가 함께「하이킹」을 왔던 길이었다.
경찰은 치열을 검사한 결과 웃니 오른쪽에 김 교수의 백금니를 확인했다.

<주머니에 23만원>
한편 김 교수의 사체부검이 11일 낮12시30분부터 도봉산 발견현장에서 서울지검 성북지청 최연희 검사 지휘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전기덕 검시관에 의해 실시됐다.
검시관들은 김 교수의 바지 뒷 주머니에서 한일은행발행 자기앞 수표 10만원 권 1장·5만원 권 1장·1만원 권 7장·5천원 권 2장·1천원 권 5장·5백원 권 1장·1백 원짜리 동전2개·10원짜리 동전10개 등 현금 23만5천8백 원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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